'SVB 비극,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호탄이었다.'
영국 <가디언>지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벨리은행(SVB)이 파산하기까지의 과정을 금융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가디언은 규제 당국에 의한 SVB 파산 선고 및 자산 압류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가 지난해부터 금리를 인상하자 위험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이 은행에서 자금을 빼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SVB 도산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다음과 같다.
연준의 금리 인상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지난해부터 서서히 인상해 왔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투자자는 위험에 투자하려는 욕구가 줄어든다. 이런 움직임은 SVB의 주요 고객인 기술 스타트업들에 부담을 주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일부 SVB고객들
높은 이자율로 인해 많은 스타트업들의 IPO(기업공개) 길이 막히고, 개인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SVB 고객은 유동성 부족을 메우기 위해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SVB는 지난주 고객의 자금 인출에 따른 공백을 메울 방법을 모색하면서 사태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당황한 SVB, 손해를 감수하며 채권 포트폴리오 매각에 나서다
SVB는 고객들에게 돌려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주 수요일 대부분 미국 국채로 편성된 210억 달러 상당의 채권 포트폴리오를 매각했다. 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평균 1.79%로 현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인 약 3.9%보다 훨씬 낮았다. 이로 인해 SVB는 18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으며, 자체 자금 동원을 통해 이를 보충하고자 했다.
SVB 주식 매각 발표
SVB는 2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매각해 자금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지난주 목요일 발표했다. 그러자 고객들의 예금 인출로 인해 SVB가 더 많은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SVB 주식을 투매하자 이 은행의 주식은 당일 60%나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주식 매각 실패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SVB 고객들은 피터 틸(Peter Thiel)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같은 벤처 캐피탈 기업의 조언에 따라 자금을 인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General Atlantic’ 같은 투자 전문 회사들이 당황해 주식 투매에 나서자 지난주 목요일 저녁 SVB의 자금 조달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VB
SVB는 다음날인 금요일 혈안이 되어 회사 매각을 포함해 자금 확보를 위한 다른 통로 모색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늦게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가 파산했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FDIC는 SVB의 자산 매각에 돌입할 것이며 미리 보험을 들어놓지 않은 예금자에게는 향후 자산 매각에 따른 배당금 지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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