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귀빈 떠난 7일 이후로 일정 잡은 듯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하며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동부전구는 8∼10일 대만해협과 대만섬 북부, 남부, 대만섬 동쪽 해·공역에서 대만 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경비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조직한다"라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은 전날(7일) 중국 푸젠성 해사국이 성명을 통해 발표한 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해사국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핑탄현 앞 대만해협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핑탄은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126㎞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현지시간 7일 오전 6시부터 8일 오전 6시 사이에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군용기 13대와 군함 3척을 식별했고 이 중 군용기 4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건도서관에서 진행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 현직 총통이 미국 본토에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 등 5개 기관은 차이잉원-매카시 회동 이후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고,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 활동에 관여한 레이건도서관, 허드슨연구소 등에 제재를 발표했다.
8일부터 무력시위를 시작한 것은 5∼7일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지난달 27일부터 10여일 간 중국을 방문했던 마잉주 전 대만 총통 등 외국 귀빈들이 중국을 떠난 7일 이후를 타이밍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훈련 구역을 설정해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훈련 발표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이날 "충돌을 고조시키거나 갈등을 부추기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가지고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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