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포럼 성명] 미 정부는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언론 공작을 멈추고 즉각 기소를 철회하라 
[자유언론포럼 성명] 미 정부는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언론 공작을 멈추고 즉각 기소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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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20 16:56
  • 수정 2023.07.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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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최근 미 정부가 영국의 언론인들에게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의 기소에 협조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내부고발자에 의해 유출된 미군 기밀 문서를 출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산지의 기소에 도움을 달라고 일부 영국 언론인들을 압박하고, 회유해왔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언론인들에 대한 공작을 멈추고 미국 송환 목표를 철회해야 한다. 

어산지가 자신을 기소한 미국으로의 송환에 맞서 싸운지 거의 5년이 돼가고 있다. 그는 미국의 전쟁범죄를 폭로한 것으로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으면 최고 175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다’고 했지만,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방첩법 하에 어산지를 기소한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망명생활에서 교도소 독방 수감까지 오랜 고립생활을 하고 있는 어산지는 영국 당국의 송환 명령에 맞서 상소했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악의 심신 상태인 어산지가 영국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하면 유럽 인권재판소에 사건을 제소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 재판소가 송환 불허 명령을 내리더라도 영국 법원이 이 판결을 따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어산지의 가족들과 지지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미군 정보분석가 첼시 매닝은 2010년 미국의 전쟁범죄 증거가 담긴 자료들을 위키리크스에 전달한다. 여기에는 이라크 전쟁 일지도 포함됐다. 이는 40만 건의 현장 보고서로, 보고되지 않은 1만5,000명의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들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미군이 구금된 사람들을 악명 높은 이라크 고문 조직에게 넘긴 뒤 자행된 조직적인 강간, 고문, 살인에 대한 증거들도 담고 있다. 

매닝이 건넨 자료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일지도 포함돼 있었다. 연합군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는 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779건의 기밀 보고서 ‘관타나모 파일’에는 150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 년간 구금됐고, 800명의 남성과 소년들이 고문 및 학대를 당했다는 증거가 들어 있었다. 

매닝이 위키리크스에 건넨 자료들 중 가장 세상을 경악시킨 것 중 하나는 ‘부수적 살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영상에서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 기자 두 명을 포함 11명의 비무장 민간인들을 고의로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것이다. 이와 같은 행위들은 제네바 협약을 포함한 국제협약 및 미군의 야전 교범을 위반한 것이다.

언론인이 정부의 기밀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방첩법 하에 기소된 것은 어산지 사건이 최초다. 

이 기소는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며,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와 언론의 자유를 약화시키는 위협이 되는 것이라는 법학자들의 지적이 높다. 

2021년 1월 4일 영국 1심 판사 바네사 바레이서는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미국의 열악하고 억압적인 교도소 환경이 정신 건강이 극도로 나쁜 어산지를 자살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1심에서 패한 미국 정부는 이에 항소했고, 영국 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미국이 어산지가 송환되면 인도주의적인 처사를 보장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뒤늦은 조건부 보장안에는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어산지는 고등법원에 바레이서 판사가 송환을 불허한 근거들에 대해 고려할 것을 청원했다.

2023년 6월 8일 조나단 스위프트 판사는 어산지의 항고를 기각했는데, 150페이지에 달하는 어산지의 항고장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없이 피상적인 내용의 단 3페이지로 기각 사유를 밝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방첩법은, 승인받지 않고 국가방위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받으며 공개한 것을 공모한 것에 대해 고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어산지는 컴퓨터 해킹을 공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데, 기밀정보를 빼내는 것을 매닝과 도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닝은 해킹은 혼자서 한 일이며, 어산지에게 전달한 것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간의 범죄인 인도 조약의 4조에는 “정치범죄에 의한 송환 요청은 승인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미국은 어산지를 기소하면서 ‘미 정부의 보안을 훼손한 방법으로 미 정부의 기밀을 입수하고 공개한 혐의’를 적시했는데, 어산지의 변호인들은 이것이 바로 정치범죄를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산지가 만약 러시아 같은 국가의 정부의 전쟁범죄나 인권유린을 폭로했다면, 그러한 폭로로 인한 기소가 조약을 위반한 정치범죄이자 용납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됐을 것이라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저널리스트들이 특권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시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어산지 기소는 저널리스트들이 대중들을 위한 감시꾼으로서의 자신들의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밖에 없다. 
언론의 자유는 은밀한 정부의 활동과 결정이 비민주적인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기밀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언론인을 기소하는 것은 공익과 관련한 문제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이러한 일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그 결과 언론은 대중들을 위한 감시꾼으로서의 중대한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없으며,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능력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다.

유럽 인권재판소는 생명의 권리를 보호하고 고문과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처우를 금한다는 것을 조항을 통해 명시하고 있다. 어산지가 송환된다면 이를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다.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생활을 할 때,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CIA는 그를 암살할 음모까지 꾸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산지가 영국 내 대사관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도 이 정부 기관들이 이 정도였다면, 미국으로 송환되면 비슷한 불법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어산지 측은 상소가 받아들여질지 여부에 대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어산지는 국제적인 인권유린을 폭로하고 정부의 범죄에 대한 조사와 고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추가적인 인권 유린과 희생을 막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범죄를 폭로하는 인권 수호자들이 이로 인해 정치적 보복과 기소를 당하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이다.

줄리안 어산지 기소에 대한 미 정부의 각성과,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박정규 자유언론포럼 의장(위키리크스한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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