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SSUE] 전국 아파트 입주‧착공 물량 ‘급감’…‘부동산 호황 시대’ 저무나?
[부동산 ISSUE] 전국 아파트 입주‧착공 물량 ‘급감’…‘부동산 호황 시대’ 저무나?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3.08.18 11:27
  • 수정 2023.08.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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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PF 악화로 인한 건설사 경영난 심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7488가구…지난해 대비 약 77%↓
주택 착공 물량(9만2490가구)도 ‘반토막‘…아파트 6만9361가구
중대재해‧붕괴 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 발생도 물량 감소 원인
자난해 청약 시장 대어로 꼽혔던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난해 청약 시장 대어로 꼽혔던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유독 부동산 자산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믿음이 컸다. 이에 국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인생의 황혼기에 젊은 시절 노력해서 벌어들인 수입을 끌어모아 아파트 등 부동산 확보에 올인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기조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면서, 지난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도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신조어 ‘영끌’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국내에서 부동산이 자산으로서 갖는 지위는 절대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거품이 빠졌고, 이에 주택 사업에서 이득을 보기 어려운 구조로 변해가고 있어 건설사들이 분양을 축소하면서, 자연스레 입주물량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PF 악화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경영난이 심각해진 데다가 주택 가격까지 하락해 자금 압박이 극심하고, 지방 영세 건설사들의 경우 폐업까지 몰리는 상황”이라며 현재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 현상, 저출산 등 인구 문제도 입주물량 감소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인구는 약 2600만명으로, 5100만명이 조금 넘는 국내 총인구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이고,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하면서 해가 갈수록 역대 최저기록을 경신하며 절대적인 인구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이러한 상황 탓에 지방보다는 수도권 중심의 수주 전략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은 불황에도 그간 쌓아온 업계 내 기반을 바탕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수주를 이어가는 한편, 이들이 빠져나간 비수도권에서는 몇몇 중견 건설사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명목으로 청사나 편의시설 등이 집중된 지역에 아파트 단지를 구축하거나 도로‧철도 인프라 등 공공공사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수도권도 더이상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3만3292가구에서 내년 7488가구로 약 77%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초 641가구, 송파 1945가구 등이며 강남의 경우 한 가구도 없었다.

경기도와 인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올해 11만4479가구에서 내년 10만247가구로 줄어들며 수도권 분류 지역 중에서는 가장 낮은 감소폭을 기록했고, 인천은 4만6399가구에서 2만5222가구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입주물량은 주택 시장의 가격을 형성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 가장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수도권에서조차 감소폭을 기록하면서 불안한 집값 등락의 우려를 낳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는 또 다른 지표인 착공물량도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와 기타 주거 형태를 포함한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9만249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8만8449가구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특히 이중 아파트 착공 실적이 지난해 절반인 6만9361가구를 기록하며 이러한 감소세를 견인했다.

인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지난 4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해 업계의 분위기가 침체된 것도 입주물량이나 착공 실적 등의 감소에 한몫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는 각종 사고들로 인해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안전’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에 건설사마다 안전 수칙 개정, 폭염‧태풍 등 재해 대비에 주력하면서 안전체험관 개설 등의 직접적인 전략도 펼치며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근절을 목표로 고군분투하고, 설계‧감리상의 하자 보완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입주물량‧착공 실적 등의 지표에서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부동산이 최고’라는 공식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향후 인구 추이와 건설업황의 부정적인 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당 지표들에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약 160만명(2021년 기준 165만2000명, 통계청 조사)에 육박하는 건설업 종사자들의 먹거리와 아직도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입주 수요자들을 위해서라도 아파트 등 양질의 주택 보급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남는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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