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신사업] 기후위기 극복위한 대형건설사들의 의지…“이젠 탄소포집이 대세”
[K-건설 신사업] 기후위기 극복위한 대형건설사들의 의지…“이젠 탄소포집이 대세”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3.10.10 16:46
  • 수정 2023.10.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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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목표 위해 건설사들 탄소포집에 역량 집중
삼성엔지니어링, 탄소포집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잇단 협업
DL이앤씨, 인도네시아와 CCS 밸류체인 구축 프로젝트 추진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발전 탄소배출 최소화 프로젝트 착수
탄소포집 로드맵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위한 행동“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인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쓰였던 슬로건이다.

환경과 경제·기술 개발을 동시에 이루는 ‘녹색성장‘을 위해 각국은 NDC(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 조정과 장기적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계획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좁게는 무라벨 페트병 제작부터 넓게는 풍력발전 단지 건설까지 ESG경영의 일환으로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탄소중립의 기본 개념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제거(CCUS, 탄소포집)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가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에 탄소중립을 ‘넷-제로(Net-Zero)’라 부른다.

탄소중립까지 가는 '포집 과정'이 더욱 더 중요해진 만큼 탄소포집설비의 설계, 운송, 저장, 모듈화 등 전 과정을 국내 건설사들이 맡게 됐고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4일 스반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우선, 삼성엔지니어링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사회적 난제 해결과 중장기 지속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CCUS와 수소·암모니아 분야의 기술확보와 사업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기술확보와 해외 주요 발주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업 기회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발생 탄소를 포집해 말레이시아로 이송 및 저장하는 사업인 셰퍼드(Shepherd) CCS 프로젝트를 국내외 기업들과 추진 중에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캐나다와 영국 회사와 CCUS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지시간 4일 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석유·가스 산업 전시회인 아디펙(ADIPEC) 행사에서 캐나다의 스반테(Svante)와 아시아·중동 지역에서의 CCUS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탄소포집 설비의 플랜트 적용을 위한 모듈화와 설계 최적화를 위해 협업할 계획을 밝혔다. 스반테는 탄소포집 분야 전문기술 기업으로, 흡착 고체 기반의 나노 필터를 이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스반테는 해당 기술의 모듈화와 기술 표준화를 통해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중동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3일 카본 클린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또한,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지시간 3일, 영국의 카본 클린(Carbon Clean)과도 선박용 탄소포집시스템(OCCS) 분야의 사업개발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카본클린 역시 CCUS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으로 회전체를 이용해 탄소포집 설비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축소할 수 있는 CycloneC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카본클린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OCCS 분야에 최적화된 탄소포집설비 모듈 개발과 실증화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선박 운항 중에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OCCS는 청정연료가 상용화되기 전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중단기적으로 상당한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CCUS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면서 “CCUS와 청정 수소 분야의 조속한 사업화를 통해 글로벌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MOU 서명 후 (좌측부터) 가온셀 윤경용 대표이사, 제주에너지공사 김성도 이사, 티센크루프 알렉산더 슐즈 그린메탄올 부문장, 카본코 서경호 사업수행실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DL이앤씨]
MOU 서명 후 (좌측부터) 가온셀 윤경용 대표이사, 제주에너지공사 김성도 이사, 티센크루프 알렉산더 슐즈 그린메탄올 부문장, 카본코 서경호 사업수행실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DL이앤씨]

한편, DL이앤씨는 제주도와 인도네시아에서 탈탄소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설립한 탈탄소 솔루션 전문기업인 카본코(CARBONCO)는 지난 8월 제주에너지공사, 가온셀, 티센크루프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원을 활용한 e-메탄올(친환경 전기기반 메탄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무협약은 각 기업들의 강점과 전문성을 결합해 제주도의 CFI(Carbon Free Island) 구현을 위한 재생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제주에너지공사는 풍력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에너지로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이후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시키면 e-메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티센크루프는 그린수소 생산 주요 설비를 공급하고 e-메탄올 생산 공정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라이센서로서 기술과 설비를 제공한다. 가온셀은 메탄올을 원료로 하는 연료전지 공급업체로 추후 생산되는 e-메탄올의 구매자로서 전반적인 사업개발 및 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카본코는 보유하고 있는 탄소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e-메탄올의 원료인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공급할 계획이다. 

MOU 체결 후(왼쪽부터) 카본코 이상민 대표이사, GE가스파워 인도네시아 지사장 조지 드조한, BP아시아 태평양지역 대표이사 캐시 우, 누산타라파워 기술개발실장 아디 누그로 이사, 자바 발전소 대표이사 아시스티아 세미아완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DL이앤씨]
MOU 체결 후(왼쪽부터) 카본코 이상민 대표이사, GE가스파워 인도네시아 지사장 조지 드조한, BP아시아 태평양지역 대표이사 캐시 우, 누산타라파워 기술개발실장 아디 누그로 이사, 자바 발전소 대표이사 아시스티아 세미아완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DL이앤씨]

또한, 카본코는 인도네시아 GE 베르노바, BP와 함께 복합화력발전소 CCS구축 사업을 통해 CCS 밸류체인 구축에 참여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다음, 탕구(Tangguh) 저장소로 운송 및 저장하는 사업이다. 각 사의 강점과 전문성을 결합해 CCS 기술을 구현, 인도네시아의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계획이다. BP가 탕구 지역에 약 18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의 첫 CCS 허브가 될 예정이다.

카본코는 연 100만톤 이상 규모 탄소포집설비의 사전설계(FEED), 상세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표준화와 모듈화 기술에 대한 강점을 살려 탄소포집 과정에 참여한다. GE 베르노바는 발전 및 제어 관련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카본코의 CCS 기술을 복합화력발전소에 적용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저탄소 복합화력발전소를 구현하고 BP는 CCS 프로젝트의 운송, 저장 과정을 맡아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개발한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이사는 “카본코의 최우선 과제는 세계적인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GE와의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탈탄소 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포집 및 액화 과정 [자료=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도 CCUS 실증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4월 한국남부발전 영월빛드림본부 연료전지 발전소 내 300kW 규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해 액화한 뒤 수요처에서 활용하는 탄소 포집 ·활용과 탄소 포집·액화(CCL)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번 실증은 국내 최초로 연료전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배가스(排gas, Flue Gas)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냉각, 액화한 뒤 수요처에서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오는 2025년 5월까지 약 2년 간 진행된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연료전지 배가스 탄소 포집 기술 실증을 위해 대·중소기업과 공기업, 학계가 손을 잡았다. SK에코플랜트는 실증사업을 추진, 총괄하며 탄소 포집과 액화를 통한 운송, 활용 등의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전담한다.

실증 관련 핵심기술 개발과 인허가 업무는 스타트업 카본밸류가 맡는다. 카본밸류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21년 개최한 개방형 기술공모전에서 수상했던 기업이다. 울산과학기술원 탄소중립실증화연구센터는 카본밸류와 함께 원천설계 수준의 엔지니어링 역할을 수행하고 조선해양 전문기업 선보유니텍은 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를 진행한다. 남부발전은 연료전지 발전소 내 유휴부지를 비롯해 유틸리티, 연료전지 배가스 등 사업에 필요한 여러 자원을 지원한다.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한 실증 참여기관은 순도 99.9% 이산화탄소를 85% 이상 포집하는 것을 목표로 이번 실증을 진행한다. 연료전지 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농도가 3~4% 수준으로 낮아 포집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증사업에 적용되는 탄소 포집 기술은 압력순환흡착(PSA) 방식이다. 다른 방식에 비해 장치와 운전이 간단하고 에너지효율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용량 모듈화가 가능해 연료전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포집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연료전지 발전은 이미 K-택소노미(K-Taxonomy,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기준은 충족한 상태“라면서 “실증에 성공하면 기준이 더 엄격한 EU 택소노미 등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임원은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와 CCU·CCL이 연계된 에너지 솔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번 실증사업 검증을 토대로 CCU·CCL와 연료전지 통합 모델 해외 진출 등 우리 정부의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목표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은 물론 국제적인 탄소포집 관련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기업들이 탄소포집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면 환경에도 좋고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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