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중대범죄‘ 칼 빼든 정부, 흉악범 ‘머그샷‘ 강제 이어 다음은?
[이슈 돋보기] ‘중대범죄‘ 칼 빼든 정부, 흉악범 ‘머그샷‘ 강제 이어 다음은?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3.10.10 10:11
  • 수정 2023.10.1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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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칼부림‘ 피의자 최원종, ‘머그샷‘ 촬영 거부해 국민 공분
“머그샷 도입으로 흉악범 최근 얼굴 강제 촬영 및 공개 가능“
피의자, 최근 30일 이내 촬영·공개…포토라인 얼굴 못 가린다
중대범죄자 영구 격리, ‘머그샷‘ 도입…정부, 본격 칼 빼드나
얼굴 가린 채 이송되는 고유정 ⓒ연합뉴스

정부가 중대범죄 피의자 ‘인권’을 옥죄고 있다. 지금까지는 ‘머그샷(Mug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이 피의자의 동의를 거쳐 공개됐지만, 앞으로는 수사기관이 이들의 최근 30일 이내 얼굴을 강제 촬영 및 공개할 수 있다. 피의자는 포토라인에서 얼굴을 가리지도 못한다.

최근 ‘묻지 마’ 중대범죄로 불안감이 엄습한 가운데, 범죄자 ‘인권’ 문제로 멈춰있던 사형집행도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묻지 마’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뚜렷하지 않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동기를 가지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으키는 폭력 범죄 유형의 이 범죄는 법률 및 학술적 개념으로 정리되지 않은 ‘이상동기’ 범죄라고 부르기도 한다. 피해자와의 직접적인 연관성보다는 특정 집단 혹은 사회에 대한 증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범죄 동기를 사회 자체에 돌리며 범죄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높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8개월간 발생한 ‘묻지 마’ 범죄는 총 23건으로 알려졌다.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 및 유기한 정유정 사건, 역무원을 스토킹하다가 서울 신당역 화장실에서 살해한 전주환 사건, 서울 관악구의 한 산속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너클을 낀 주먹으로 30대 여성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최윤종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피해자와의 관련성은 현저히 낮았으며, ‘분노 표출’이 살인 동기였을 거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중대범죄자에 내려지는 조치 및 처벌에는 꾸준히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지나치게 ‘인권’을 보장받는다는 의견과, 이들 역시 인간의 기본 권리인 ‘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했다.

하지만 중대범죄자에 대한 조치가 미약해 2차 가해, 국민적 불안감 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 플라자 백화점에서 ‘분당 칼부림(흉기난동)’을 부린 피의자 최원종은 머그샷 촬영을 거부해 대국민 공분을 일으켰다. 최 씨는 경찰에게 머그샷 제안을 받았지만, 촬영을 거부한 거부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라 꼴 참담하다”, “테러범에게 인권 타령이냐”, “얼굴 공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범죄자 인권 극진히 생각해 주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딴 법은 누가 만든 거냐”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6월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 모 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 모 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묻지 마’ 범죄 불안감이 엄습하자 여야는 중대범죄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제도 실효성 강화에 나섰다.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수사기관이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할 때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얼굴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집한 사진 및 영상물을 활용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피의자 얼굴을 강제로 촬영하는 것도 가능케 했다. 이렇게 수집된 신상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30일간 공개된다.

정유정 사건, 전주환 사건 등에서는, 경찰이 공개하는 피의자 증명사진 등이 실물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현시점과 다른 사진, 검찰 송치 때 마스크나 모자를 눌러써 얼굴을 가려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머그샷 공개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대목이었다.

피의자 신상 공개 대상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 특정강력범죄·성폭력 범죄 등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내란·외환, 폭발물 사용, 현주 건조물 방화 치사상, 중상해·특수상해, 범죄단체조직, 마약 관련 범죄 등으로 확대됐다.

또, 재판 단계에서 특정중대범죄로 공소사실이 변경된 경우 피고인도 법원 결정을 거쳐 검찰이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약 소지 및 검사 불응으로 인해 체포되며 머그샷을 남기게 됐다. ⓒLAPD

현재 미국은 머그샷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범죄 종류나 국적과 무관하게 일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피의자가 어떤 종류로 체포돼도 머그샷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기본적이다. 사회적 경각심을 유발하고 범죄 예방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이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머그샷 정책은 피의자 개인정보 보호와 권리를 존중해 왔다. 피의자 동의가 없으면 촬영이 불가했다. 범죄자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을 추구한다는 국가적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범죄자의 ‘인권’ 문제는 사형집행으로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는 사형제도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1997년 이후 집행이 멈췄기 때문에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는 총 59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형집행이 멈춘 데에는 ‘인권’ 문제가 가장 크다. 흉악 범죄자라도 사형집행은 인간의 기본 권리인 생명권을 빼앗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권 침해가 발생한다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묻지 마’ 중대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사형집행 찬성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인권’이 중시됐지만, 시간이 흘러 현재는 지나치게 중대범죄자의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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