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통행로, 가자지구 주민들 생명 이어갈 동앗줄
일시 개방된 라파 통행로…바이든과 조건부 합의 결과
유엔 “라파 국경 계속 개방할 것을 모든 당사자에 촉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반입하고자 21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개방했던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가 다시 봉쇄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유엔 기구 관계자는 22일 2차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히며 추가 개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21일 연합뉴스를 포함해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통로 가운데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 유일한 지점인 라파 국경 검문소가 이날 오전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한시적으로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가 다시 폐쇄됐다.
라파 국경 검문소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가자지구에 구호품이 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해당 검문소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2주 만에 처음 개방된 것이다.
라파 통행로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구호품을 통해 생명을 이어갈 마지막 동앗줄이다. 현재 가자지구 내에서 물과 식량, 의약품, 연료가 거의 동난 상황이다.
최근 이스라엘은 구호품이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동의한 이후 라파 국경 검문소 앞에는 세계 각국과 국제단체에서 보낸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대기 중이다. 현재 확인된 1차 반입 물량은 연료를 제외한 물과 식량, 의약품 등 구호품 등이며, 트럭 20대분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이번 조치는 전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이스라엘을 방문하면서 내건 1차로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 물품의 가자지구 반입에 조건부 합의한 데 따른 결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트럭 20대분의 구호품은 가자 주민들이 사용하기엔 부족하다며, 훨씬 더 많은 구호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이날 "구호품의 지속적인 이동을 위해 라파 국경을 계속 개방할 것을 모든 당사자에게 촉구한다"고 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도 22일 가자지구로 2차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가자지구 내 필수적인 수요를 맞추려면 매일 100대의 구호품 트럭이 들어올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1차 구호품이 가자지구에 반입된 몇시간 뒤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내일 또 구호 차량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오늘 오후 들었다”면서 “우리는 현재 그 문제에 대해 협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협상 중인 2차 반입 물량은 어쩌면 1차분보다 더 많은 트럭 20∼30대분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국경을 넘어가는 구호품에 공백이 없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스라엘은 자국 정부 기관이 이번 구호품 검사에 관여할지 결정해야 하며, 우리는 간단한 검사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1차 구호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연료의 사용을 추적하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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