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신사업] ‘전통 수주 텃밭‘ 사우디, 어떻게 ‘탈탄소 건설‘ 했나
[K-건설 신사업] ‘전통 수주 텃밭‘ 사우디, 어떻게 ‘탈탄소 건설‘ 했나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3.10.31 08:32
  • 수정 2023.10.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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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건설플랜트·디지털인프라 분야 대규모 경제협력 확대
윤 대통령 사우디 국빈방문 계기 “미래인프라 분야 수주도 기대“
현대건설 “중동 붐 잇는 K건설 주역…50년간 총 280억달러 수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조형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1973년 국내 건설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뿌린 ‘K-건설‘의 씨앗이 ‘전통의 수주텃밭‘에서 50년 동안 무럭무럭 자라 가스플랜트부터 스마트 시티까지 거대한 숲을 이뤘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 기간 중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양국의 오랜 건설협력을 기념하기 위해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올해는 한국 기업이 사우디 내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이번 행사는 1973년 삼환기업의 알울라-카이바 간 고속도로 사업 수주로 시작된 도로·항만,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석유화학 플랜트를 넘어 IT·미래모빌리티·스마트시티·문화 등 향후 50년간 이어질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네옴 전시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과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기념식에서는 ‘원팀코리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 등 총 4건의 계약 및 MOU를 체결했다.

이번에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수주한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프로젝트는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로, 아람코가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수주는 지난 6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와 같이 지속적인 원팀코리아 고위급 외교활동의 성과로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설·인프라 협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면서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기업들의 수주 활동에 보다 탄력을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년간 지속된 현대와 사우디의 인연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지난 23일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대통령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지난 23일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대통령실]

‘중동 2.0‘ 시대에 윤 대통령이 언급한 “거대한 운동장“에는 이미 우리 기업들이 지난 50년간 탄탄한 우호협력이라는 건축물을 짓고 있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 중 건설 부문에서 대규모 수주 계약을 따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조인트벤처(JV)의 플랜트는 지난 2021년에 수주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1)부지 바로 옆에 조성될 예정으로, 자푸라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와 황회수설비(Sulfur Recovery Units)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JV는 황회수설비 패키지와 유틸리티 기반시설을 담당한다. 

현대엔지어니링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한 팀을 이뤄 대형 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함께 이끈 경험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와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에쓰오일(S-OIL)의 ‘샤힌(Shaheen)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이 될 샤힌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한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또한, 지난 6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수주한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PKG-1,4)의 공동 수행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단일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아미랄 프로젝트, 네옴-얀부 초고압직류송전선로 등 현대건설이 올해 사우디에서 참여한 신규 프로젝트 규모만 10조원에 달해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의미를 더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50년간 국내 건설사의 전통 수주텃밭으로 불리며 K건설의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건설공사는 총 1600억 달러가 넘으며, 이는 총 9540억달러 규모인 역대 해외수주 누계의 17%를 차지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건설 관계자는 “K건설의 대표기업으로서 사우디에서만 총 170여 건, 약 28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왔다“면서 “사우디 건설시장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주누계 실적을 통해 사우디 진출 국내 기업 약 300여 개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자푸라2 가스처리시설 위치 [자료=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이 이토록 자신만만한 데에는 이유가 다 있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첫 진출을 한 이래 이듬해인 1976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9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1/4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70개의 송·변전 프로젝트,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 쿠라이스 및 카란 가스처리시설,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 등을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사우디 정부가 탈석유, 첨단기술, 친환경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야심차게 진행 중인 ‘Vision 2030’ 핵심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네옴시티 중 직선도시 ‘더 라인’ 지역의 지하 터널공사를 수주해 삼성물산, 그리스의 아키로돈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현대건설은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양국 최대 통신기업인 KT 및 STC와 사우디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맺는 등 미래사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탈탄소·디지털 인프라 협력 등 ‘중동 2.0‘의 미래

‘담수화 플랜트에 소형모듈원전(SMR) 적용을 위한 상호 협력 MOU’ 체결 [사진=DL이앤씨]
‘담수화 플랜트에 소형모듈원전(SMR) 적용을 위한 상호 협력 MOU’ 체결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도 사우디 해수 담수청(SWCC)과 담수화 플랜트에 SMR(소형모듈원전)을 활용하는 MOU를 체결했다.

DL이앤씨와 SWCC는 SMR을 활용하는 청정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모델에 대한 연구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SMR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다른 에너지원 대비 안정성, 유연성, 경제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향후 이를 통한 담수화 플랜트의 탄소 중립 실현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월부터 DL이앤씨의 자회사인 탈탄소 솔루션 전문기업 카본코(CARBONCO)는 SWCC와 발전소 및 담수화 공정에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어 현재 세계 최대의 해수 담수화 설비를 운영 중인 SWCC의 최적의 파트너다. 

또한, 네옴 옥사곤 내 첨단건설 협력 MOU(삼성물산-네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KT·현대건설-사우디텔레콤)가 체결돼, 탈탄소·산업다각화를 목표로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과 관련하여 양국 간 미래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체결한 디지털 전환 협력 MOU를 기반으로 사우디 주택공사와 약 1억달러 규모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 1호’로서 하나의 국가 전략산업이자 민관 협업 플랫폼 모델인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지시간 23일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1970년대의 ‘중동붐‘이 한강의 기적으로 이어졌다면 ‘중동 2.0‘의 ‘사막의 기적‘이 탈탄소 기반의 지속가능한 ‘윈윈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2일 한-사우디 인프라 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원희룡 장관은 “협력센터가 사우디 국부펀드(PIF), 아람코, 네옴 등 주요 발주처 및 현지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특히 네옴 리에종 오피스로서 양질의 현지 사업정보를 우리 기업에 제공하는 해외수주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계기 양국 정상 직속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장관급 네옴·인프라 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위원회를 통해 정상 외교 후속 성과 및 향후 양국 경제협력 과제들을 지속 점검·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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