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新중동붐 덕에 웃었다”…사우디 수주 성과에 해외 건설사업 순항
[건설 FOCUS] “新중동붐 덕에 웃었다”…사우디 수주 성과에 해외 건설사업 순항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1.10 12:35
  • 수정 2024.01.1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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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우디 전체 60%…2023년도 해외건설 수주 333억달러 달성
경기 둔화 등 악재 속에서도 민‧관 공동 노력으로 2년 연속 증가세
삼성물산 71.5억달러·현대건설 69.4억달러·현대ENG 63.8억달러 순
자푸라 가스 플랜트 [사진=아람코]
자푸라 가스 플랜트 [사진=아람코]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제2의 중동붐’에 힘입어 목표액인 3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241억8000만 달러와 비교해 25% 증가한 것으로, 2015년 이후 8년만의 최대 성과다.

이번 성과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두 차례에 걸친 한-사우디아라비아 정상 경제외교 성과가 현대건설의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50억8000만 달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동시에 수주한 자푸라 가스 플랜트 23억7000만달러 등 대형 프로젝트 계약으로 이어지는 등 중동지역 수주액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플랜트 수주액 302억3000만달러 중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74억5000만달러로 25%를 차지했다. 사우디만 놓고봐도 95억달러 중 78%를 차지하는 등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여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치열한 경쟁

333억달러 중 상위 10개사가 수주한 금액이 293억달러(87.9%)이며, 그룹사 공사 수주에 힘입어 삼성물산이 최근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상위 10개사 수주 비중이 2020년 90%까지 올랐으나, 2021년 86%, 2022년 72%로 떨어지다가 90% 가까이 회복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세계적 경기 둔화,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정상 외교, 민‧관 협력 강화 등의 성과로 321개 해외건설 기업이 95개국에서 606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 2021년에 전년 대비 감소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2년 310억달러에 이어 2023년에는 333억달러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주 상위 10대 기업 [그래픽=안준용 기자]
수주 상위 10대 기업 [그래픽=안준용 기자]

삼성물산은 71억5300만달러의 수주를 기록했고 현대건설이 69억4200만달러로 바로 뒤에 위치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3억7900만달러로 4위 SK에코엔지니어링의 19억1600만달러와 큰 격차를 보였다. 뒤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은 17억4000만달러, 대우건설은 16억8600만달러, GS건설은 9억6900만달러, 두산에너빌리티는 8억8300만달러, 현대로템이 8억6800만달러, DL이앤씨가 7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제외하면 8개사가 2022년 대비 모두 증가한 수치다. SK에코엔지니어링이 1300% 가량 늘었으며, 현대건설도 사우디 플랜트로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윗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이 지난해 7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의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은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단일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관계자는 지난 10월 당시 “아미랄 프로젝트, 네옴-얀부 초고압직류송전선로 등 현대건설이 올해 사우디에서 참여한 신규 프로젝트 규모만 10조원에 달해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의미를 더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50년간 국내 건설사의 전통 수주텃밭으로 불리며 K건설의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히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중부 전력청이 발주한 ‘사우디 네옴-얀부 525㎸ 초고압직류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도 담당하고 있다.

사우디 자푸라2 가스처리시설 위치 [자료=현대엔지니어링]
사우디 자푸라2 가스처리시설 위치 [자료=현대엔지니어링]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는 자푸라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와 황회수설비(Sulfur Recovery Units)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어니링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와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에쓰오일(S-OIL)의 ‘샤힌(Shaheen)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한 팀을 이뤄 대형 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함께 이끈 경험이 큰 몫을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GS건설도 사우디에서 지난 7월 아람코 얀부 정유 플랜트-황회수 설비(SRU) 업그레이드 공사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UAE(아랍에미리트)에서 해수담수화 컨세션 사업을 담당해 중동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나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리비아에서 패스트 트랙 발전 사업을, 나이지리아에서 카두나 정유시설 정비와 인도라마 비료공장 3호기 공사를 새로 수주했으며 DL이앤씨는 싱가포르에서 프로젝트 스프링 사업을 따냈다.

한편 동부건설은 엘살바도르에서 로스 초로스 교량건설 및 도로 확장사업을, 포스코이앤씨는 염수리튬 상업화 2단계 상공정 신설 사업을 수주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인도에서 삼성전자 첸나이 I-Project 및 Network Project, 말레이시아에서 삼성SDI 제2공장 증설공사, 베트남에서 삼성전기 SEMV FCBGA 증설공사 등 주로 그룹사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최대규모 건축공사로 대만의 가오슝 아오지디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따냈으며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 법인이 발주한 중국 서안 M-FAB 신축공사도 진행하게 된다.

사우디 전체 수주액보다 많은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차가 발주한 조지아 배터리공장 신설,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와 HMGMA 현대 글로비스 공장 신축공사 등을 도맡게 됐다.

UAE 슈웨이하트 4단계 해수담수화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UAE 슈웨이하트 4단계 해수담수화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올해 해외건설 수주 전망은?

해외건설협회(이하 협회)는 4년 연속 300억달러 달성에 대해 “경제회복 불확실성, 고금리 기조 유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역내 갈등, 리비아 홍수 등의 상황에서도 작년 실적 대비 7.5%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특히, 사우디에서는 오일·가스플랜트 공사 수주를 중심으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면서 “원팀코리아 파견 등 민관협력수주활동 지원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수주 확대도 고무적이다. 협회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CHIPs(미국 반도체 산업육성법) 영향에 정책펀드(PIS) 투자도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지난 23일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대통령실]<span data-cke-bookmark="1" style="display: none;">&nbsp;</span><br>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아람코의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대통령실]

미국에서 수주한 99.8억달러 대부분은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국내 제조사의 현지 생산설비 건설공사이나, PIS 정책펀드 투자 태양광 발전사업(5억달러), 시공자금융 연료전지 프로젝트(총 1.4억달러) 등도 포함해 국가별 수주 순위 최초 1위를 기록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47%), 건축(37%), 토목(6%) 순으로 수주했으며 사우디에서 아미랄 석유화학·자푸라 가스 플랜트 이외에 AGIC 석유화학 플랜트(5.6억달러, 증액), 얀부 정유 플랜트 SRU 업그레이드 공사(1.9억달러, 신규) 등을 중심으로 산업설비 공사 수주가 늘어나 전년 대비 20.5% 증가해 가스 및 화학플랜트 수주에 초점이 맞춰졌다.

건축공사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제조사의 해외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공장 건설공사 물량이 증가해 지난해 대비 40.3% 증가했고 토목 공종은 중국, 인도 등 현지 기업과의 과도한 경쟁 회피 등의 영향으로 수주가 급감했다.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사진=대우건설]<br>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사진=대우건설]

협회는 지난 “2021년 6월 이후 국제유가 안정화에 이어 지난해 사우디, 오만,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원유 감산 발표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미국의 원유 수출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유가는 70~80달러/배럴 대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올해 또한 비슷한 수준의 전망이 나왔다. 주요 산유국의 재정 여력이 증대되면서 우리 기업의 중동 및 플랜트 수주환경은 유지·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협회는 “IRA와 CHIPs 등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전기자동차 등의 국내 제조사는 지역별(북미, 중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해외시장 선점에 필요한 해외 생산설비 구축에 필요한 투자 기조를 유지 중”이라면서 “이에 따라 지역별 거점 국가별 공장건설 수주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중국 패권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장기화, 경기 침체·인플레이션 압박 영향으로 해외 투자 위축, 국내 건설 및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등 금융권 유동성 문제 등의 여파로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활동이 위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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