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줌인] 한전, 절호의 기회 잡나?…영국과 ‘한국형 원전‘ 협력 초읽기
[공기관 줌인] 한전, 절호의 기회 잡나?…영국과 ‘한국형 원전‘ 협력 초읽기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3.11.27 18:00
  • 수정 2023.11.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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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양득 노리는 한전…영국 진출 통해 재정난 돌파 안간힘
윤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계기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체결
김동철 사장, 신규원전 건설 부지 방문해 주민 수용성 확인
UAE 바라카 원전 현장 점검 및 해외 원전 수주활동 착수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에 있는 신고리 3·4호기 전경. 우측은 3호기이며, 좌측이 4호기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에 있는 신고리 3·4호기 전경. 우측은 3호기이며, 좌측이 4호기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김동철 한전 사장이 영국에서 직접 ‘한국형 원전‘의 강점을 홍보하는 등 원전 수출과 한전의 재정난 극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러 나섰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사장은 지난 24일까지 영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 중 경제사절단으로서 정부·의회 및 산업계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사업추진방안을 협의하는 등 영국 원전수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이 언급했던 ‘영업사원‘ 역할을 한 김 사장은 신규원전 후보 부지를 직접 확인하면서 “한전이 원전확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영국에 진출하면 1950년대에 최초의 상용원전을 운영한 원전 종주국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 쾌거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한영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했다. [사진=대통령실]

한전은 200조원이 넘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인원 감축으로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한전은 ‘제2 원전‘ 수출을 비롯한 해외 청정화력사업 신규 수주,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암모니아 업스트림 신시장 개척 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선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영국이라는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평가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이 지난 21일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 원전 관련 MOU를 체결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영국에서 진행되는 신규 원전 협력

김동철 사장은 지난 20일 웨일즈 지역의 버지니아 크로스비(Virginia Crosbie) 보수당 의원 초청으로 윌파(Wylfa) 신규 원전 부지를 방문해 부지 여건 및 지역주민의 원전 수용성 등을 확인했다. 한전에 따르면 윌파 부지는 영국 내에서 최적의 대형원전 건설 부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과거에 원전을 운영했던 지역으로 인프라가 우수하고, 대다수 지역 주민들도 원전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사장은 21일 한영 원자력산업계 파트너십 구축 행사를 개최하고, 한전의 원전사업 추진 역량과 한국형원전의 강점을 적극 홍보했다. 

이 자리에서 한전은 한국형원전(APR1400)이 국내외에서 성공적으로 건설, 운영되고 있는 성과를 공유했다. 특히, 한전이 주계약자로 추진 중인 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예산 내 적기준공(On Time On Budget)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영국 측 참석자들은 한전의 영국 신규 원전사업이 가속화돼 양국 원자력 산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했다.

한전이 주관한 이 행사에는 영국 측은 의원,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차관, 원자력청 의장, 정부 및 원전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한전을 비롯한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동철 사장이 지난 23일 한영 파트너십 리셉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또한,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와 양국 간 무탄소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은 원전, 해상풍력, 핵심광물, 수소, 그리드·전력기설, 연구개발(R&D) 등의 협력을 두루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전, 한전기술, 한전연료, 한전KPS, 원자력환경공단, 원전수출협회, 원자력대학원대학교 등 ‘팀코리아’는 영국 원전 건설·운영 경험이 있는 웨일스 뉴클리어 포럼(건설), 맥테크 에너지 그룹(건설), 모트 맥도널드(설계), AB5 컨설팅(핵연료), 헤이워드 타일러(운영·정비)와 각각 MOU를 체결했다.

한전을 필두로 영국 기업들과 신규 원전 건설, 핵연료, 원전 해체, 방사성폐기물 등 원전 전 주기에 걸쳐 포괄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및 제3국에서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첨단원전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양국 정부와 민간은 영국 신규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과 관련해 협의를 추진하고,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양국은 신규 원전 건설을 핵심 협력 분야로 지정하고, 한국전력과 영국 원자력청 간 상호협력을 지원하고, 국장급인 한영 원전산업대화체를 활용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세부 협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국은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의 포괄적 활용을 추구하는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이번 국빈 방문 계기 영국과의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CFE 이니셔티브의 글로벌 확산도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UAE에서 축적된 원전 성공 경험

 김동철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라카 원전 현장 시찰을 진행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이뿐만이 아니다. 김동철 사장은 영국 방문 직전 UAE에서 안정적으로 상업운전 중인 바라카원전 1, 2, 3호기를 점검했고, 가동준비에 착수한 4호기의 연료장전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 

이는 김동철 사장의 해외원전 수출을 위한 본격적인 현장경영 행보의 첫 걸음이라고 한전은 평가했다.

한전은 UAE 바라카원전 4개 호기 건설사업의 주계약자이자 합작투자자로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4호기는 최종호기로 김 사장의 바라카현장 방문점검 기간중인 지난 17일 운영허가를 취득했고,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료장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1~3호기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1년도 안되는 시차로 매년 상업운전에 착수함으로써 전세계 원전건설사에서 이례적으로 성공적인 기록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협력사 현장소장단을 포함한 바라카현장 근무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장 근무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4개 호기가 동시에 건설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임직원 모두가 큰 자부심을 가지기 바란다“면서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사장은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UAE원자력공사(ENEC) 사장을 만나 한-UAE간 원자력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면서 “UAE원전의 성공 경험을 큰 자산으로 삼아 중동·유럽 등 신규원전 시장에서 새로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바라카원전에서 생산한 청정에너지를 고압직류송전(HVDC) 방식으로 UAE의 해상 원유시추 시설에 공급하는 사업인 HVDC 해저송전망 건설현장도 방문해 후속 그리드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동철 사장이 지난 20일 UAE 바라카 원전 내부 시찰을 진행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김동철 사장의 이같은 현장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에서 건설되는 신규 원전의 구체적인 수주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한전이 매출의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전력 판매의 이외에 분야에서 창출한다고 공언한 만큼 영국과 UAE에서의 원전 협력의 가시화로 재정난이 조금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의 영국 현장 행보는)경영 정상화의 좋은 기회“라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일석이조의 이상의 효과“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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