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아이오와 코커스는 어떻게 미국 대선의 풍향계가 됐을까?
[미 대선 2024] 아이오와 코커스는 어떻게 미국 대선의 풍향계가 됐을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1.09 05:49
  • 수정 2024.01.09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공화 대선후보 토론서 맞붙은 헤일리와 디샌티스 [사진 = 연합뉴스]
美 공화 대선후보 토론서 맞붙은 헤일리와 디샌티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오는 15일로 예고된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막대한 TV 광고를 통해 표심을 막판 공략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TV 광고에 나서고 있으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맞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후보 및 이들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은 현재까지 아이오와주에서 TV 광고로 1억500만 달러(약 1천376억 원)를 집행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경선 때까지 최소 750만 달러(약 98억 원)가 TV 광고에 더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커스(caucus)란 미국 선거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정당 집회로, 일반 유권자가 아닌, 제한된 수의 정당 간부나 선거인단(당원이라면 원하는 누구나 참석 가능)이 모여 공직 선거에 나설 후보자를 선출하거나 지명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을 선출하는 모임이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에는 정당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예비경선의 한 방식으로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 primary)와 비교된다.

아이오와의 코커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미국 대선 과정의 첫 코커스로, 누가 대선 후보가 될지를 판가름하는 풍향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히스토리닷컴’은 아이오와주의 코커스를 앞두고 아이오와 코커스가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자리 잡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1972년 이래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는 각 정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최초의 시금석이었고, 일부에서는 가장 중요한 선거 일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던 것이 미국 민주당이 2023년 2월, 소수 유권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대대적인 개혁의 일환으로, 2024년 대선 예비선거(프라이머리) 순서를 변경해 최초 예비선거 지역을 아이오와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교체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민주당이 곧 미국이며 이 변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2월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제이미 해리슨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여전히 아이오와주에서부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레이스를 시작한다.

아이오와주가 수십 년 동안 대선 예비선거를 제일 먼저 치른 이유는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비롯됐다.

1968년 전당대회까지의 과정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베트남 전쟁이 14년째 진행 중이던 그 해,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버트 케네디 대통령 후보가 암살당했고,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연임을 포기하고 3월 경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그리고 그해 4월, 존슨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휴버트 험프리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험프리 후보는 특히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존슨 대통령의 스탠스를 공개 지지하면서 수많은 반전 운동가들의 원성을 사고 있었다.

민주당 정치 지도자들이 전당대회장에 입장하는 동안 대회장 입구에서 시위자들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는 장면이 전국적으로 중계되면서 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했다.

그런데 휴버트 험프리 후보는 단 한 곳의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도 우승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 맥거번과 유진 매카시를 제치고 민주당 후보로 지명되어 일반 민심과 당심 사이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구실을 했다.

결국 1968년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과정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는 ‘맥거번-프레이저 위원회(McGovern-Fraser Commission)’를 구성했다. 위원회의 임무는 후보 지명 절차를 개선하여 유권자들이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지 직접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후보 지명 절차를 더 이상 당 지도부만의 손에 맡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아이오와주의 당 지도부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나 코커스를 개최하기 30일 전에 공표해 완전한 참여를 보장해야 했다.

코커스에 이은 카운티, 하원의원 선거구 및 주 차원의 대회로 열리는 전당대회, 이상 4개의 주 단위 행사를 특색으로 하는 아이오와주의 오랜 대선 후보 지명 과정은 이런 행사들에 요구되는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결합되어 대선 일정을 제일 먼저 시작하면서 풍향계 역할을 하는 발판이 되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전국의 관심을 끌었던 첫 번째 후보는 1976년 지미 카터 후보였다.

카터 진영은 대선 초반 여론의 주목이나 더 큰 주들의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동원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오와에서 승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궁극적으로 아이오와주의 민주당 유권자 중 상당수는 공식적인 지지 표명을 미루고 있었지만, 카터의 뛰어난 개인기는 절실히 필요한 돌파구 역할을 했다. 카터는 자신이 얻은 언론의 관심을 활용해 선전할 수 있었고, 마침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후 대통령직을 차지했다. 

그 이후로 아이오와주는 거의 모든 대통령 후보에게 중요한 시험장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오와주의 대선후보 지명 결과는 대통령 당선과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1980년 이후 공화당원 중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2000년 조지 W. 부시뿐이었다. 민주당에서는 1976년 카터와 2008년 버락 오바마만이 대선 후보 중 1위를 차지해 결국 백악관을 차지했다. 

한편, 2020년에는 개표 과정의 혼란으로 인해 아이오와주의 예비선거 결과 발표가 거의 일주일 동안이나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민주당의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혼란스러운 과정으로 인해 많은 민주당원들은 아이오와주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는 일에 매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