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줌인] 롯데건설, 유동성 확보했지만 ‘분양·본PF 전환’ 관건…올해 목표는?
[기업줌인] 롯데건설, 유동성 확보했지만 ‘분양·본PF 전환’ 관건…올해 목표는?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4.02.19 10:28
  • 수정 2024.02.19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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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 회사채 목표액 2000억원에 3440억 몰려…23일 앞둔 공모채 상환
메리츠 증권과 조성했던 PF 펀드 파기하고 조기 상환…금리 12%에 부담
롯데건설, PF 우발 채무 리스크 여전히 높아…ABCP 차환 등 자구책 시급
올해 단발성 채무 축소가 관건…신용등급 상향해 재무 구조 건전성 확보
PF 리스크 CG. [사진=연합뉴스]
PF 리스크 CG.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저마다 자금 긴축 운영·자금 차환 등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자본시장에서 건설사들이 현금 확보하려는 행보가 거세지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에 롯데건설을 포함한 일부 건설사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 운영자금 내지는 예기치 못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우선적으로 차환 자금을 확보하고자 회사채 발행까지 불사하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내부 차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도 거세다. 더 나아가 롯데건설이 지난 1년 동안 부담으로 작용했던 메리츠금융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대신 연간 12%라는 고금리 부동산 PF 차환 펀드 관계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메리츠증권과 조성한 PF 펀드는 조기에 상환하고, 1금융권 시중은행 및 증권사와 더 유리한 금융 조건의 새로운 PF 차환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건설은 지난 7일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 5개 은행, 키움증권·대신증권 등 3개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와 함께 2조3000억원 PF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1조2000억원, 증권사가 4000억원, 롯데그룹이 7000억원을 내기로 했다. 이 펀드는 3년 만기로 조달 금리는 8.5~8.8% 수준이다. 금리가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메리츠증권에 비하면 약 3.5~3.2% 더 낮다. 

PF차환 위한 펀드 조성 CG. [사진=연합뉴스]
PF차환 위한 펀드 조성 CG. [사진=연합뉴스]

롯데건설은 이 자금을 단기 PF 우발채무 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PF 우발채무는 시행사를 대신해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쓴 자금으로, 롯데의 PF 우발채무는 5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보통 PF는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고 금리도 높다. 이번에 조달한 2조3000억원으로 PF를 상환하면, 만기를 늘리고 금리는 내리는 효과를 보게 된다. 

롯데건설의 PF 차환펀드 전략을 타 금융사로 바꾼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금리 금융 조건의 개선을 이뤄내는 동시에 재무 구조의 전반적인 강화와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롯데건설이 금융시장 내에서 재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다.

이같은 과감한 결정은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을 포함해 롯데케미칼, 롯데그룹 등 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그룹 차원에서 롯데건설이 휘청이면 다른 계열사들의 타격도 심화된다는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십시일반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것이다.

롯데건설은 상대적으로 신용이 탄탄한 롯데케미칼의 신용보증에 기대어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롯데건설이 2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조사를 진행한 결과 344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롯데건설은 1년물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3440억원을 모집했다.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만기물은 전액 1년 단일물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으며, 인수단으로 참여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이다.

다만 정확한 낙찰 금리 수준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롯데건설의 개별민평금리가 4.1~4.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회사채 발행 금리는 4% 후반정도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회사채발행 CG. [사진=연합뉴스]
회사채발행 CG. [사진=연합뉴스]

롯데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22년 연말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연말 2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예상을 뒤집고 완판했다.

이처럼 롯데건설이 최근 건설업계 불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속에서도 목표액을 2년 연속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금력이 비교적 탄탄한 롯데케미칼이신용보증 서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롯데건설 올해 신용등급은 A+(부정적)이었으나 롯데케미칼 지급보증 덕분에 AA(안정적) 등급으로 상향된 것이다.

롯데건설은 이번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 자금은 이달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채(2500억원 규모) 상환에 투입되며, 남은 잔여자금 900억원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단기 우발채무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롯데건설 전반적으로 자금 유동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하루빨리 분양·본 PF전환 등 자구책을 마련한 다음 단발성 채무 리스크를 털어내 재무 정상화를 이뤄내는 것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NICE(나이스)신용평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우발채무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3조2000억원 규모는 올해 1분기가 만기다.

지난달 17일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총 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2022년 말 PF 우발채무 6조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0.6% 줄어드는 등  소폭 채무 규모가 축소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는 신규 수주를 제한한 가운데, 분양대금을 통해 PF대출이 상환되고 광주 중앙공원 등 기 수주 사업장의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지역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지역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올해 또다시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 전체 우발채무는 4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이 가장 불안한 요소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채무 규모가 3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우발채무 가운데 광역시 및 지방에 포진된 사업지 비중도 50%를 웃도는 만큼 사업성이 불안정하다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인 만큼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자기자본 2.7조원(2023년 9월말 기준) 대비 높다는 점도 경영 리스크로 지목된다. 자금 상태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얘기다.

롯데건설은 해마다 차입금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차입 만기 구조 흐름을 보면 상당부분 단기화 채권에 쏠린 양상이다. 그렇다 보니 직접 상환보다는 만기 연장이나 차환에 주력해 리스크를 단발성으로 해소하는 경우가 다수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431억원이었던 반면 유동성장기차입금은 2738억원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올해 연결 기준 전자단기사채 만기는 총 6653억원 규모로 적지 않은 액수다. 이에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재무 지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면 일정 정도 보유 현금성 자산을 유지하는 동시에 월평균 일정 금액 이상 적정 예금을 상시 보유해 유동성에 문제 없음을 안팎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롯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롯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에 롯데건설은 PF리스크에 연루된 사업장 가운데 차환 내지는 본PF로 전환 등을 통한 우발채무를 얼마나 축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쉽게 말해 우발채무지표가 올해 상반기 내지 하반기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롯데그룹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건설 전반의 경영상태를 종합해보면 PF 우발채무가 단기성인 경우가 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단발성 채무 규모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더나아가 ABCP 만기 도래 측면에서도 6개월 미만으로 짧은 경우가 많고, 설사 만기를 모두 연장해 차환에 성공한다고 해도 본PF로 전환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부동산 PF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위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신용 보증한 위험 우려 PF 사업장 9군데 중에 분양이 완료됐거나 본 PF로 전환한 사업장은 3~4군데에 그치는 상황”이라면서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 규모와 본 PF로 전환되는 프로젝트가 얼마나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금리가 대폭 낮아지지 않은 한 착공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얼마든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감(우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건설 내부적으로는 올해 우발채무 규모를 약 2조원 대로 낮출 방침이다. 우선 신용 보강한 미착공 PF에 해당 펀드 자금을 투입하고, 본 PF 전환 등 장기 조달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착공, 분양 등을 통해 최대한 리스크 불안요소를 조기에 해소하는데 모든 전력을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홍종수 롯데건설 재경부문장(상무)는 “금융권과 협력하여 펀드를 조성 롯데건설이 보증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유동화증권 만기를 장기화하려 한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차입금 만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구사하고자 하는 자금 조달 계획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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