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건수가 최근 10년 간 40% 감소했다. 우리나라 정서상 일반적으로 결혼해야 출산한다는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3일 국가통계포털‧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673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3년(32만2807건)보다 40% 줄어든 수치다.

세부 추이를 보면 2011년까지만 해도 32만9087건까지 증감을 반복해오다가 2012년부터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였으며, 2022년 19만1690건으로 11년째 줄었다.

지난해에는 혼인 건수가 1983건(1.0%) 늘었다.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진행된 영향이다.

다만 앞으로 혼인율이 늘어날 지도 불투명하다.

분기 별로 혼인 건수는 2022년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2.8% 반등해 작년 2분기까지 증가세를 보였으나, 같은 해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8.2%(3707건), 5.5%(2907건) 줄었다.

이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줄었다.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중 역시 42.4%에서 34.8%로 감소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에 답한 비율은 33.6%에서 43.2%로 늘었다.

혼인 건수가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은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다. 게다가 주거 마련 등 경제적인 이유도 결혼을 망설이는 장벽이 된 셈이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이 항목에 체크한 것이다.

두 번째로 답변 비율이 높았던 것은 20대(19.3%)와 40대(15.4%)가 각각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30대는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4.2%)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4.2%)라고 응답했다.

혼인 건수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에도 영향이 가해지는 모습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8420명을 기록한 이후 8년째 감소세다. 2012년부터 혼인 건수가 쪼그라들었는데, 4년 뒤 출생아 수도 줄어든 것이다.

출생아 수는 2013년 43만6455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47.3% 줄었다. '딩크족'(맞벌이면서 자녀가 없는 부부) 등의 여파로 같은 기간 혼인 건수보다 더 가파른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혼인의 감소가 미칠 여파에 따라 합계출산율이 당초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에서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중위 시나리오 기준)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ksy055@wikileaks-kr.org

김주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