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줌인] “소액주주 민심은?”…OCI홀딩스, 주총 앞두고 ‘인적 분할·한미약품 통합’ 불쏘시개
[기업줌인] “소액주주 민심은?”…OCI홀딩스, 주총 앞두고 ‘인적 분할·한미약품 통합’ 불쏘시개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4.03.21 10:03
  • 수정 2024.03.2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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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OCI홀딩스, 26일·29일 정기주총…현안 놓고 의견 갈릴 가능성
소액주주, 이우현 OCI 회장의 독단적 한미약품 합병 추진에 성토
법인 분할 배경 의구심…자사주 마법으로 ‘오너일가’ 배불리기 의혹
OCI, 지난해 주총서 지주회사 ‘OCI홀딩스’·사업 회사 ‘OCI’ 분리
인적 분할 완료된 이후 이복영·이화영 ·이우현 모두 지분 늘어나
시민단체 “오너일가 ‘자사주 마법’ 악용 못하도록 제도 정비해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본사 전경. [사진=OCI]
서울 중구 소공동 OCI 본사 전경. [사진=OCI]

정기주총을 앞두고 OCI와 OCI홀딩스 내부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추진했던 ‘인적 분할’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OCI와 한미약품 간의 통합을 놓고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는 등 의견이 갈리면서다.

특히 이우현 회장이 주도한 한미약품 통합으로 인해 회사 주요 주주 간 지분 맞교환이라는 이슈가 맞물리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자극하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구주 및 현물 물자 18.6%·신주발행 8.4%)를 확보하고, 임주현 사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지분 맞교환을 추진 중이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진행했던 인적 분할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쪼그라드는 등 주주가치에 오히려 치명타를 입었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는 오는 26일 열리는 OCI그룹 정기 주총과 이달 29일 열리는 OCI홀딩스 주총에서 표대결을 통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우현 OCI 회장이 직접 나서 주도한 한미약품 통합. [사진=OCI·한미약품]
이우현 OCI 회장이 직접 나서 주도한 한미약품 통합. [사진=OCI·한미약품]

OCI 주총은 이달 26일, OCI 홀딩스 주주총회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일대 OCI빌딩 9층 강당에서 열린다.

OCI와 OCI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사안은 감사를 포함한 내부 회계, 영업에 대한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며, 이 외 지난해 완료한 OCI 전반의 인적분할, 한미약품 통합 등 회사 전반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사안도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결의사항으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제2호 의안)과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자본금 감소 승인의 건(제3호 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OCI 내부에서는 결의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 OCI와 OCI홀딩스를 둘러싼 주요 주주들과 소액 주주들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 3월 22일 열린 OCI그룹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서존속법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승인했다. [사진=OCI]
지난해 3월 22일 열린 OCI그룹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서존속법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승인했다. [사진=OCI]

OCI는 지난해 상반기 정기 주총을 앞두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인적 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로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OCI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신설화학 사업 회사 ‘OCI’로 분리하는 인적 분할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OCI홀딩스는 주주들에게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성장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사업회사 OCI는 화학부문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에 추진해오던 화학 사업 외에 신규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인적분할을 계기로 그동안 저평가됐던 회사의 화학사업 부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OCI가 인적 분할을 추진한 것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등에 가려져 주력 화학 사업이 저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분할을 통해 화학 사업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실린 것이다.

OCI 관계자는 “그동안 핵심적으로 추진해왔던 폴리실리콘 사업 중심으로 주가가 형성되다 보니 차세대 사업으로 추진해왔던 화학 사업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가려져 회사 이익 대비 주가는 저평가된 측면이 존재했다”며 “인적분할, 지주사 전환을 통해 화학 사업 경쟁력을 확대하면 화학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는 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인적 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적 분할이 성사되면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 등 이른바 자사주 마법이 일어난다. 쉽게 말해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 인적 분할하면 기존 회사가 신설회사 신주를 배정받아 결과적으로 지배주주가 별도 비용 없이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가 가능해지는 구조다.

이에 OCI는 지난해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기존 회사의 주주들은 OCI홀딩스와 OCI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OCI홀딩스 주요주주와 소액주주 지분 분포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OCI홀딩스 주요주주와 소액주주 지분 분포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OCI와 OCI 지분구조는 아직 온전하게 정리되지 않아 꼬여있는 상태다. 각각의 법인을 둘러싼 지분구조를 보면 화학회사인 OCI 지분은 OCI 홀딩스 33%, 국민연금 22%이며, 소액주주 지분은 47%다.

반면 지주회사인 OCI홀딩스는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력이 강한 색채를 띈다. 이우현 회장의 삼촌이자 OCI 홀딩스 최대주주인 이화영 7.41%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복영 회장 7.37%, 이우현 회장은 6.55%다. 국민연금도 8.1%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소액주주 지분(2022년 12월 기준)은 60.9%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우현 회장의 지분율은 5.04%에서 6.55%로 1.51%p 확대되긴 했다. 이와 함께 이화영 회장의 지분율 역시 기존 5.43%에서 7.41%로 1.98%p 더 높아졌으며, 이복영 회장 역시 기존 5.4%에서 7.37%로, 1.97%p 증가했다. OCI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23%에서 28.67%로 늘었다. 비록 소폭이지만 전체적으로 지배력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 OCI가 인적분할 이후 오너 일가는 신설 사업회사의 지분을 OCI홀딩스에 현물 출자하면서 지분율 확대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동안 OCI홀딩스는 인적분할 이후 오너 일가들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간 지분 교환이라는 과제가 있었다.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신설회사 OCI의 지분을 OCI 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OCI홀딩스의 신주를 받는 방식이었다. 올해 9월 21일 오너 일가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현재의 지분 구도가 완성된 것이다.

이를 놓고 일부 소액주주들은 인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소액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며 강하게 저항한 것이다.

지난해 추진된 인적 분할은 이우현 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구도를 완성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 OCI가 자사주를 앞세워 오너 일가만 배불리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나아가 인적분할을 추진한 것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양도차익 과세 이연 혜택도 동시에 노린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2023년 12월 말) 기준 OCI 소액주주 비율은 47%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액주주 비율은 61%에 달했으나 지난해 인적 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일부 축소된 것이다.

정기주총 CG. [사진=연합뉴스]
정기주총 CG. [사진=연합뉴스]

다만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이 줄어들었다고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이번 표대결에서 OCI의 지분 9.2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연금이 키맨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소액주주들의 편에 선다면 한미약품 인수를 포함해 경영권이 위협받을 소지가 충분히 존재하는 셈이다.

OCI도 이를 의식한 듯 이달 초 정기주총을 앞두고, 자기주식 3만8040주 전량을 임의·무상 소각하는 등 감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이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주주가치 제고다. 그러나 실제론 인적 분할을 통한 신주 발행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됐다는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반 주주의 소유주식에는 변동이 없다. 감자 후 자본금은 약 449억5000만원에서 약 447억6000만원으로, 발행주식 수는 899만535주에서 895만2495주로 각각 감소한다.

일각에선 자사주 소각만으로는 뿔난 소액주주들의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배주주가 ‘자사주 마법’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인적 분할을 통해 자사주 마법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자사주를 경제적 자산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정을 이유로 자산으로 인정하는 모순에 기인한다”며 “오너 일가 중심의 주요 주주들이 자사주를 악용하는 행태를 막아내고, 자사주의 경제적 실질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자사주 취득을 자본의 환급, 주식의 소각으로 간주하는 등 규제 체계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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