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가 연기될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각) 이렇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4월 통화정책결정 의사록에 따르면 ECB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종료 이후 기존 대규모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단계적 폐지를 준비한다고 발표했으나, 국제 무역분쟁과 경기하강 가능성 등으로 이를 보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CB가 이날 의사록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의 추가 성장둔화 우려를 제기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2조5500억 유로에 달하는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경기하강 외에 이탈리아 정치리스크 등으로 정책당국은 완화를 축소하거나 아니면 장기간 지속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사록에서는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최근 동향을 해석하는 데 신중함이 정당화된다"며 "생산능력의 제약이 장기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로존 역내 성장세 둔화가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으며 예상보다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율도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렉스키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유가와 이탈리아 정치상황이 위험요인"이라며 "경기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정책을 변경할 여지가 있다. 미국과 달리 유로존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부채상환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ECB의 통화정책 완화기조 지속의 부작용 우려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상 최고 수준인 각국의 부채 등으로 경기하강 시 위험이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당면한 문제는 이탈리아의 정치리스크다.
이날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트르 프라에트 ECB 상임이사는 "유로존 경기는 호조이지만 정치에서 먹구름이 일고 있다"면서 "그림자는 이탈리아 신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재정정책 기조 완화와 연금개혁 철회, 국제무역을 둘러싼 긴장"이라고 밝혔다.
ECB 이사인 비타스 바실리아우스카스 리투아니아중앙은행 총재는 "양적완화 종료결정 이전에 지정학적 요인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시장은 이미 이탈리아의 정부 교체에 반응하고 있다. ECB는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저작권자 © 위키리크스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