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미국의 '위협 아닌 위협'과 북한이 '이란 모델'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대립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에 공개서한을 보내며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그는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기반해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해 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미국 ABC뉴스, NBC 등 현지 유력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최근 평양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정치적 바보'라고 매도한 성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하려 노력했으며,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팀을 구성해왔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을 하지 않으면 '리비아 모델'이 끝난 것처럼 끝날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면서 "그가 보기에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한 미국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것이란 관측으로 김 위원장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리비아 모델'은 지난 2003년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와 리비아 수장 카다피가 영국 토니 블레어 수장의 중재로 리비아의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말한다.
이 때 리비아는 대량 살상 무기를 포기하면서 미국이 체재 보장을 약속했지만 합의를 깨버려, 카다피는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이 같은 이유들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회담을 갖기 전 미국 정부로부터 확실한 보장을 받길 원한다는 게 중론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서한 발표 이후 보도에서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완화와 완전한 비핵화 없이 '이란 모델'을 따르기 바라고 있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걸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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