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6월부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공급하는 원자재 공급가격을 톤당 2만원 내리기로 결정했다.포스코의 이번 가전향 공급가격 인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실수요가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에서 세탁기 부문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판매량과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올해 초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국내 가전 업계에서 예상했던 범주를 넘어섰다. 세이프가드의 골자는 수입량 할당제를 통한 수입제한이었는데, 당초 미국 ITC 권고안은 120만대를 쿼터 기준으로 삼고 120만대 내에서는 0%나 20%내의 낮은 관세를 매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동한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안은 ITC 권고안을 넘어섰다. 120만대를 넘는 물량에 대해서는 권고안과 마찬가지로 첫해 50%의 관세가 적용됐고, 다음 연차부터 45~40%가 차등 적용됐다.
하지만 쿼터 내 관세는 오히려 강화됐다. ITC는 0%를 적용하는 안과 첫해 20%를 시작으로 18~15%로 낮추는 두 가지 안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첫해 20%를 시작으로 18%~16%의 관세를 적용하는 안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 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세탁기에 관세를 붙이지 않던 것을 한국산에도 붙이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만 우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미국으로의 세탁기 수출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하면 연간 3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내 가전사들이 입는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제품 중 철강제품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게 세탁기인 만큼 포스코도 실수요 업체들의 어려움을 일정부분 분담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가전 판매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철강 부문의 수요도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측 요청을 들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삼성과 LG전자는 미국 내 세탁기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원자재 구매비용이 줄어들면 수익 확보가 용이해진다. 세이프가드로 인한 관세 부문을 판매가격 인상과 원가절감에서 만회하겠다는 것이 가전사 측 입장이다.
국내 가전사들은 미국 시장에서 세탁기 가격을 기존 대비 10% 정도 인상했는데 여전히 삼성과 LG전자가 각각 시장점유율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은 다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부문별로 적게는 톤당 4만원에서 많게는 8만원까지 공급가격을 올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에 맞게 포스코에서 대응해줄 수 있는 부분을 수요가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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