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내 3남매 숨지게 한 엄마 징역 20년…"살인 고의 인정"
불 내 3남매 숨지게 한 엄마 징역 20년…"살인 고의 인정"
  • 윤 광원 기자
  • 승인 2018.07.13 11:43
  • 수정 2018.07.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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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여러 정황 증거 등 근거로 '실화' 아닌 '방화'로 결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파트에 일부러 불을 질러 어린 자녀 3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엄마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실수가 아닌 살인의 '고의'를 갖고 저지른 '방화'로 결론 내렸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1부(송각엽 부장판사)는 13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모(23·여)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녀들은 물론 다수의 입주민들이 잠든 새벽 시간에 불을 냈고, 어린 자녀들이 사망에 이르는 결과를 낸 점에 비춰,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인간 생명 존엄을 침해하는 행위는 무엇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 고귀한 생명을 빼앗고 아이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합리적 설명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반성도 하지 않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이혼, 남친과의 결별로 불행한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소중한 자식을 잃었고 전 남편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진술을 수차례 번복한 점, 여러 정황 증거, 범행 전후 정황을 토대로 '실수'로 불을 냈다는 정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씨가 화재 초기부터 수사 단계까지 불이 난 정황에 대한 진술을 수차례 바꾼 점을 들어,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봤으며, 작은방 출입문 문턱에서 불이 시작됐고, 담뱃불에 의해서는 합성솜으로 만든 이불에는 불이 붙는 게 불가능하다는 감정 결과 등을 들어, 정씨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정씨가 신은 스타킹이나 얼굴에 화상 흔적이 없는 점도 방화의 증거로 들었고, 술에 취해 있었다는 정씨의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화재 초기에 진압하지 않고 태연하게 남편 등과 메시지를 주고받고, 죽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불을 보고 죽어야겠다 생각했다. 희망이 없다'는 진술을 종합할 때, '살인 가능성'을 인식·예견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시 북구 두암동 모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4세·2세 아들, 15개월 딸 등 3남매가 자고 있던 방에 불을 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자녀 양육, 생계비 마련 등 생활고에다 인터넷 물품대금 사기와 관련해 변제 독촉을 자주 받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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