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들인 현대차그룹 GBC 신사옥 잘 진행되나?
10조원 들인 현대차그룹 GBC 신사옥 잘 진행되나?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22 15:22
  • 수정 2018.08.22 15: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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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정비위원회 규제에 막혀 연속 퇴짜
12년 열정 허송세월...타개책 필요한 시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자동차 사업을 중심으로 대내외적으로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사업도 사실상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부문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을 목전에 두고 고민이 산적해 있다. 비록 국내 자동차 판매는 작년에 비해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해 해외 부문에 있어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성 발언 이후 이를 철회하는 공식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고 있어 여전히 실적 회복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지난해보단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사드 보복 전인 2016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정부까지 이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자동차의 타격이 가장 크다.

비록 미국 내에서 현대차 앨리바마 공장과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이 가동 중에 있지만, 국내에서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하다.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쏘울, 스포티지 등이 대표적인 차종이다. 최악의 경우 연간 수십만 대 물량의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내에서는 25%의 관세를 부담할 경우 미국 내에서 사실상 경쟁력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타 지역으로 수출을 전환해도 이 많은 물량을 모두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인도, 유럽 등에서 철강 제품의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고 있다.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나서고 있어 각 해외법인을 두고 현대제철에서 자동차강판을 공급받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기아차 노조는 파업을 강행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사실상 현대차와 기아차 국내 공장 생산라인 1~2개씩은 중단해야 할 처지다.

그룹 내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숙원 사업인 GBC 건립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확보한 시점은 지난 2014년 9월이다. 당시 경쟁 입찰에서 현대차그룹은 무려 10조5500억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자금은 현대자동차가 55%(5조8025억원), 현대모비스 25%(2조6375억원), 기아자동차가 20%(2조1100억원)를 부담했다.

GBC는 과거 한차례 규제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6년 뚝섬에 110층 건물을 지어 이전하고 양재동 사옥을 R&D 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규제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8년여를 준비한 뚝섬 부지 투자를 철회하고 2014년 7월 한국전력의 옛 부지를 매입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통 큰 결정이었지만, 당시는 물론 지금도 과도한 자금 지출이 아니었냐는 논란이 되고 있다. 그토록 과하게 지출해 부지를 마련했지만 정작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2018년도 제2차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현대차그룹 GBC 건립 계획안은 보류됐다. 지난해 12월, 올해 3월에 이어 7월에도 퇴짜를 맞은 것이다.

당초 계획은 2017년 착공해 2021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개발 승인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사옥 이전에만 12년째 돈과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이토록 열정을 낭비하는 사이 자동차 산업은 시황이 꺾이며 대내외적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올해 정부의 요구대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마저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무산되는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양재동 사옥은 1999년 말에 지어진 건물로 지하 3층, 지상 21층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11월 농협으로부터 이 건물을 2300억원에 매입했는데 이후 현대차그룹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복덩어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기세가 꺾이고 있어 GBC 건립 추진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지만, 번번이 규제에 걸려 착공조차 기일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악재의 연속인 것으로 보이지만 개선의 여지는 있다. 서울시의 심의만 통과되면 현대차는 언제든 한전 부지에서 첫 삽을 뜰 준비가 돼 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 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과의 엄청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3~4년간 먹거리 확보로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을뿐더러 그룹 물량을 직접 받게 되는 것인 만큼 각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GBC 건립만 추진되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자율주행차·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R&D 투자를 늘릴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난항을 겪고 있는 GBC 건립 추진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험난한 난관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는 오로지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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