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인공지능 혁명.. 의료산업계 vs 의사들의 엇갈린 시각
[WIKI 프리즘] 인공지능 혁명.. 의료산업계 vs 의사들의 엇갈린 시각
  • 고수진 기자
  • 승인 2018.08.28 08:13
  • 수정 2018.07.01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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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혁명시대에 의료 기술 적용문제로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자기록에 의존하고, 낙후된 기술로 힘겨워하는 산업인 보건의료 분야는 인공지능 혁명의 주 대상으로 널리 여겨진다.

많은 사람들은 임상의들이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전체 임상 경험의 속도가 빨라지고, 질환을 조기에 진단해 잠재적 치료법을 발견하는 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구글 소유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는 최근 안과 질환 발견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를 위해 런던 소재의 무어필즈 안과에 자사 기술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의 기술은 50개 이상의 안과 증상을 스캔하고 확인하는 데에 이용했으며, 무어필즈 안과 측은 딥마인드의 머신러닝 기술은 그 당시 진단의 94%의 정확도를 선보였다.

사태의 추이로 보아 인공지능은 의사만큼 건강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정보통신업 종사자들이 인공지능이 임상의의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의사를 능가할 것으로 여길까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바빌론헬스는 지난 6월에 자사의 인공지능 챗봇(chatter와 robot의 합성어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이 의료 상태를 의사만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바빌론헬스의 챗봇은 내과의사 실기시험에서 평균 이상의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바빌론의 챗봇은 그 시험 문항의 82%를 맞춘 반면, 의사들의 평균 점수는 72%였다.

그러나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을 대변하는 직능단체 왕립개원의사회(RCGP)는 인공지능이 개업의와 동일하게 효율적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을 신속하게 반박했다.

왕립개원의사회 회장인 헬렌 스톡스-램퍼드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앱이나 알고리즘도 일반의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매일 영국 내 1백만 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를 참작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스톡스-램퍼드 교수는 "우리는 치료 계획을 수립할 때 환자가 처해 있는 상이한 건강 상태, 가족 병력, 환자가 복용하는 약 외에도 무수한 고려사항을 숙고한다"고 말했다. 

당시 바빌론 헬스는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이 일반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 없다고 부인하며, 인공지능이 의료행위를 보조할 수 있는 모델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의사의 역할은 조정 거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방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언젠가 고심해야 할 진지한 질문-의료 전문직 종사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데이터 주도 기술의 빠른 성장에 대응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부각시켰다. 

의료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메도패드의 최고경영자 댄 바닷은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향후 10~20년간 인공지능은 분명 의사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의사의 역할은 자신의 임상 판단을 보완하기 위해 인공지능 사용법을 배우는 과정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불가피한 일"이라고 부언했다.

메도패드는 의료 서비스 기관, 의사, 환자 연결 전문 기업으로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감시하고, 의료 서비스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한다.

영국에서는 보편적 보건의료 체제인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가 재정적 어려움과 자원 부족에 처해있다. 따라서 정부와 의료 당국으로선 disposable업무와 기능을 조정해 의료 서비스의 재정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인공지능의 약속이 솔깃하게 들릴 것이다.

바닷은 인공지능이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에 크게 이바지할 분야가 심장의학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유사한 병력을 가진 수백만 명의 환자들의 데이터과 그들의 과거 데이터를 모두 종합한다면, 지능형 시스템이 높은 정밀도로 심장마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지능형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는 무수히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전세계 보건의료시스템의 막대한 의료비 지출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인공지능 산업의 급변하는 본질이 환자 안전을 볼모로 할까 두려워한다.

스톡스-램퍼드 교수는 "인공지능을 출시하고, 기술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 급급해 환자의 안전을 위한 중요한 견제와 균형을 뒷전으로 미루거나 전적으로 무시할 가능성이 있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온라인 건강매채 스탯은 사내문서를 인용해 IBM의 왓슨 슈퍼컴퓨터가 다수의 "위험하고 부정확한" 암 치료법을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스탯에 따르면 그 프로그램은 실제 환자 데이터 대신 몇몇 사례와 가상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훈련을 받았을 뿐이다. 이후 IBM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사는 고객, 새로운 과학적 증거, 새로 발견된 암, 대안 치료법 등 지속적인 피드백에 기반해 학습하고, 왓슨 헬스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스톡스-램퍼드 교수는 단속기관이 기술의 신속한 발전에 보조를 맞춰 환자들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변화무쌍한 '테크 공간'에서 기술의 발달에 뒤처지지 않도록 규제를 채택하고, 적절하게 이행해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단속기관은 의료서비스에 접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IT기업들은-규모와 상관없이- 규제가 혁신을 억압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대부분 새로운 규제에 반대한다.

메드패드 최고경영자 바닷은 "이미 특허 침해를 막기 위한 많은 규제를 시행 중이다"면서 "규제를 더할 게 아니라 기존의 규제를 조정하고 적용해 현실에 잘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보통 집단으로서 환자들은 취약하고, 우리는 부적격 희망은 만들어내지 않을 책임이 있다. 우리는 기술이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광고해선 안 된다는 점을 통감한다.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보건의료 스타트업들도 환자들에게 기대를 하게 만드는 윤리적 함의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 데이터... 환자의 사생활에 대한 우려 고조

또 다른 문제는 데이터이다. 의료 인공지능 앱은 환자의 건강 상태 분석을 최적화하려면 무수히 많은 환자 데이터를 요한다. 그 때문에 메도패드나 딥마인드 같은 기업들은 병원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환자 데이터 도서관에 접근한다. 

그러나 환자 데이터의 수요는 환자 사생활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는데, 환자들은 건강에 관련된 민감한 기록이 부적절하게 공유되거나, 온라인 공격을 통해 노출되는 것을 꺼릴 공산이 높다.

지난 해 영국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정보위원회(Information Commissioner's Office)는 딥마인드와 제휴한 병원의 환자 데이터 오용에 대해 맹비난했다. 런던 소재 왕립자선병원(Royal Free Hospital)은 구글의 인공지능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160만 명의 환자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으나, 환자들에게 자신들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될지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      

인공지능 및 사이버 보안 관제 솔루션 기업 다크트레이스의 최고경영자 포피 구스타프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에 관한 한, 인공지능은 데이터 기반이므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높을수록 당신의 인공지능은 더 기능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분명 당신의 데이터는 보호받아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대량으로 획득해 학습을 시도하고 수집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하는 곳에서 그들은 또한 그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는 미국 내 일부 IT 대기업들의 중요한 접전지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MS, IBM, 세일즈포스는 모두 의료시스템 개선 목적으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왕립개원의사회(RCGP) 스톡스-램퍼드 교수는 테크 플랫폼들이 환자를 보호할 책임을 의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왕립개원의사회는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가 신기술을 수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우리는 왕립개원의사회에 국가보건의료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변혁할 잠재력이 있다고 믿지만, 그 과정은 다른 이들을 희생해 일부 환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안전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실행해야 하며, 전체로서의 일반 진료를 해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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