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의 뚝심…현대그룹 존재감 드러낸 북심
현정은 회장의 뚝심…현대그룹 존재감 드러낸 북심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09.21 10:07
  • 수정 2018.09.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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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와신상담하며 대북사업의 끊을 놓지 않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다시 기회의 문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설악-금강-백두산'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 계획의 밑그림이 그려진 데다 현대그룹이 남북 경제협력의 방향타 역할을 할거란 기대가 한층 높아진 까닭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우선 정상화를 언급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구체화 될수록 국내 기업들의 대북사업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대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한층 높아진다는 뜻을 내포한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초석을 닦은 뒤부터 현대그룹은 대북사업의 선구자를 자처했다. 현대그룹은 1998년 6월 정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물꼬를 튼 이래 그해 11월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 개발 등 20여 년간 남북 소통과 경협의 창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대북사업을 통한 이득은 그리 크지 않았다. 오히려 남북 긴장관계로 인해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되는 등 부침이 더 컸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대북사업 재개를 노렸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는 번번이 현대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대북사업이 부침을 겪는 사이 한때 재계 맏형노릇을 하던 현대그룹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 주요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고 대기업 범주에서 제외되는 치욕을 감내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대북사업 재개는 선대의 숙원사업 수행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난국 타개 차원에서라도 현대그룹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온갖 부침에도 대북사업의 끊을 놓지 않던 현대그룹이 금강산, 개성공단을 비롯해 백두산 관광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과거 북측으로부터 7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을 보장받은 것은 물론 포괄적인 사업권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연히 다른 기업들이 대북사업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현대그룹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벌써부터 현대그룹에 대북사업 진출을 위한 다른 기업들의 문의가 거듭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는 현대그룹이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내외 자본을 활용해 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게다가 현대그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경협 동반자라는 입지를 재확인시킨 상황이다.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는 지난 18일 남측 경제 분야 특별수행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정은 회장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언급했다.

남북 경협이 급물살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대북사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현정은 회장의 뚝심 역시 재조명 받는 양상이다. 현대그룹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대북사업을 포기했다면 인적·물적 경협 인프라 구축에 시간을 허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감수하면서 대북사업의 끊을 놓지 않았던 게 경협에 일조했다는 건 부정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방북의 최대 수혜자가 현정은 회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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