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남북관계 '속도론' 대두...해빙 속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발맞춰 가야
[포커스] 남북관계 '속도론' 대두...해빙 속도, 북미 비핵화 협상과 발맞춰 가야
  • 황 양택 기자
  • 승인 2018.10.11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5·24조치’ 해제 발언 논란
트럼프,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원칙 강조
북중러 제재완화 목소리...한미공조 중요성 증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간부진, 관계기관장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간부진, 관계기관장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5·24조치’와 관련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남북 해빙속도를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에 발맞춰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 발언에 따른 논란으로 자칫 한미공조에 엇박자가 나고 느슨해질 수 있다는 비판이다.

강 장관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5·24조치에 대한 해제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5·24조치는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다.

강 장관은 해당 답변이 논란이 되자 “관계부처가 검토”,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는 아니다”라고 정정하며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사과했다.

강 장관은 “해제 문제는 대북제재 국면의 남북관계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이 표현을 수정하고 해명하긴 했지만 문제의 소지는 남아있다.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미국과 오해가 쌓여 한미공조에 균열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강 장관의 5·24조치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발언을 두 차례나 반복해 강조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역시 강 장관 발언에 대해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는 비핵화에 뒤이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가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더 빨리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 장관은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군사합의서(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충분한 브리핑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 질의가 있었다”며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질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남북군사합의에 앞서 한미간 사전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화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저의 설명을 잘 듣고 평양정상회담의 성과를 만들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과 결과에 대해 굉장히 고맙다, 축하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역시 “폼페이오 장관이 격분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 정부는 남북군사회담 등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을 위한 모든 과정에서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다층적 협의와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강 장관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에서 나온 차원이 강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모습은 그 자체로 한미공조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중재에서 서로 속도가 맞지 않아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해빙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북미는 그보다 느리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북미 협상 진행 정도와 발맞춰 나가 한미 공조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 역시 대북제재는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청와대와 외교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한미 사이에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모든 사안은 한미 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진행될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런 논란은 미국으로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제재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남북 해빙모드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북미 관계는 향후 예정된 정상회담에 앞서 힘겨루기와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정부 부처들 역시 남북과 북미 관계 두 측면에 맞는 속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072vs0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