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루언서 '왕훙'을 적극 활용해온 국내 면세업계뿐만 아니라 온라인·모바일 기반 홈쇼핑업계,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까지 매출 견인차로 '인플루언서'를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최근엔 육성에까지 나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유통업계 '국내외 인플루언서 모시기' 바람은 이들이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수천만 팔로워 팬덤 기반의 온라인·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직접 매출을 일으키면서다.
일례로 동대문 시장은 중국 패션 인플루언서이자 온라인 실시간 1인 방송 진행자 BJ를 통해 지난 한해 올린 매출만 약 1500억원 가량이다. 시장에서 활동 중인 BJ만 약 600명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오픈마켓 G9, 위메프 등도 프로모션에 이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인기 인플루언서 '장삐쭈'(G9)나 먹방 인플루언서 '슈기' 등과 적극 협업해온 업계 위메프는 지난해 말 인플루언서 푸드 리뷰 라이브 방송 '입덕하우스 푸드쇼(SHOW)'를 론칭, 5회에 걸쳐 방송했다.
앞서 기존 면세업계 신라면세점 등은 '뷰티클래스'에 왕훙을 초청하는 등 '뷰티' 중심 인플루언서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스튜디오S'를 왕훙 촬영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0월 'K뷰티 페스타'에 왕훙 66명을 부르기도 했다.
면세업계는 고객과의 접점 강화를 위해 왕훙뿐만 아니라 국내 인플루언서와도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강남 관광 명소를 알리기 위해 홍보대사로 한중 뷰티·패션 인플루언서 100명(국내 80명·중국 20명)을 선정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국내 뷰티 인플루언서 '포니' 모델 영입과 함께 각종 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플루언서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신라면세점은 모바일 상품평 서비스 '신라팁핑'을 통해 인터넷면세점 회원 누구나 상품평 작성으로 인플루언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활발한 채널 중 하나인 홈쇼핑업계는 최근 쇼핑 크리에이터 발굴에 돌입했다. CJmall 모바일 생방송 쇼크라이브는 '쇼크오디션2'를 열고 '1인 마켓(세포 마켓)'을 형성하며 확장세인 커머스형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선 것이다. 이번 오디션은 모바일 쇼핑 채널과 고객 특수성 등을 감안해 인싸력과 드립력, 순발력, 소통력 등 역량을 평가한다. 이미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부터 재능이 다분한 지원자 모두에게 문을 열어놨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하반기 '쇼핑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아카데미 1기 교육생을 대상으로 자커머스형 콘텐츠 개발과 채널 육성 방안 등 상품 판매 관련 교육에 나섰다.
오프라인 편의점업계 CU도 2017년부터 운영해온 홍보대사 프로그램 'CU덕후' 대상자를 고객에 이어 임직원까지 확대하고 직접 인플루언서 만들기에 나서왔다. 향후 20명 가량의 '임직원 CU덕후'는 신상품 리뷰 콘텐츠를 넘어 편의점 이용 꿀팁과 전용 상품 활용 레시피 등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배출된 500명 가량의 'CU덕후'는 신상품 출시 전 '체험기' 등 콘텐츠로 수백만건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신상품 입소문에 기여해왔다.
한편 아모레와 LG생건 등 뷰티업계도 왕훙 마케팅이 활발하다. 최근엔 왕훙뿐만 아니라 국내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미샤는 이달 4일 출시한 '아르테미시아 에센스' 홍보도 앞서 뷰티 인플루언서 '홀리'와 사전 판매를 진행, 2분 30초만에 에센스 3000개를 완판하기도 했다. 또한 미샤는 뷰티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기용해왔다. 지난달 출시한 '과즙팡 젤리 블러셔' 화보도 어퓨 모델 인플루언서 '최윤지' 등 뷰티 인플루언서 3명과 협업했다. 뷰티앤헬스 스토어 '랄라블라'도 뷰티 인플루언서 김수미 뷰티 브랜드 '유이라'를 온오프라인 몰에서 론칭하며 매출 확대에 나섰다.
패션업계도 패션 인플루언서와 협업해왔다. 네파키즈는 296만 구독자의 키즈 인플루언서 '어썸하은'을 올해 봄∙여름 시즌부터 전속 모델로 발탁, 마케팅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밀레도 '한으뜸', '이재혁', '정효준', '홍다솜' 등 패션 인플루언서와 다운재킷 '리첼 벤치파카' CF를 찍기도 했다.
뷰티 인플루언서 발굴과 육성에 주력해온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는 팬덤과의 소통,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1인 기업인 셈"이라며 "이같은 신뢰로 다져진 팬덤이야말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기업에게는 매출 보증 수표와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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