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의 후판가격 동결 호소, “타당성 있나?”…철강업계와 대치
조선업계의 후판가격 동결 호소, “타당성 있나?”…철강업계와 대치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3.07 15:13
  • 수정 2019.03.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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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선업계 경영화 정상 아냐, 후판 가격 동결 주장
철강업계, 조선용 후판 수년간 적자…선가 인상 통한 수익 확보 필요 주장
철강업계도 올해 환경 악화 전망 등 시황 침체, 타 업계 배려할 상황 아냐
포스코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서로 간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아직 조선업계의 경영이 정상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 측은 조선업 시황의 가시적인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후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조선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선가 인상 등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후판 가격 인상은 조선업계의 부담을 넘어 생존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

수주가 증가하고 있어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후판 가격 상승분을 건조 원가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으려면 보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협회 측이 후판 가격 동결을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철강업계도 완강한 모습이다. 그동안 수년간 조선용 후판 부문에서 적자를 봤던 만큼,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두께만 다른 같은 제품의 일종인 열연 가격이 추가 인상된 만큼 후판 가격도 당연히 인상돼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철강업계에서는 선가에 후판 가격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조원가에 따라 선가를 인상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수주 경쟁으로 인해 올리지 못하는 선가를 철강업계에 전가하는 것은 철강업계의 부담만 키우고 있다.

협회는 “올해 조선 3사의 후판 소요량을 510만톤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며 “톤당 5만원 인상이 추가로 이뤄지면 조선업계는 고스란히 2550억원의 원가 부담을 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철강업계가 255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라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역시 포스코를 제외하면 경영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다. 현대제철도 자동차부문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많이 줄었고, 이제 막 자금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난 동국제강은 최근 실적 악화로 남을 배려할 입장이 아니다.

포스코는 실적이 좋은 편이지만, 올해 철강 시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첫 평가를 받게 될 최정우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철강업계 입장에서도 적자를 감내하면서 판매하기엔 부담이라는 뜻이다.

최근 조선업계의 시황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부담은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논리다.

협회는 “세계 선박 발주량이 2017년 2800만 CGT에 이어 2018년 3180만 CGT를 기록했다”며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던 2016년 1340만 CGT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6년간 평균 발주량인 3725만 CGT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회복세는 맞지만 본 궤도에 오르려면 여전히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앞으로 이전과 같은 조선 수요 회복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조선 산업의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인 만큼 조선업계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체제 재편을 통해 몸집을 줄여야 한다”며 “1년 뒤 조선업계가 수익으로 전환된다고 철강 가격이 내려갈 때 후판 가격을 올리진 않을 것이다. 스스로 원가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선박 제조 과정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조선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인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LNG운반선의 경우 수익이 많이 남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msh1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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