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에 발목 잡힌 현대자동차…“수소전기차에 몰두하는 이유”
수직계열화에 발목 잡힌 현대자동차…“수소전기차에 몰두하는 이유”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3.21 13:28
  • 수정 2019.03.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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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투 트랙' 전략 펼쳐
수소전기차 집중은 수직계열화 활용 이유, 전기 배터리가 핵심
수소전기차 넥쏘 배터리 용량 1.56kWh, 전기차 코나 EV는 64.06kWh
전기차 표준되면 단팥빵에 팥을 외부에서 구매해 빵을 만드는 꼴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정부의 수소 시대 선언과 함께 수소전기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에 초점을 맞추며 인프라 확충과 연구개발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현대차의 친환경 자동차 전략은 ‘투 트랙’ 정책이 기본이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고, 어느 한 곳에 올인하지 않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현대차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수소전기차는 넥쏘가 유일한 양산 차량이지만, 전기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과 코나, 기아차의 소울과 니로 등 다양한 차종이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결론적으로 ‘수직계열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기본 체제 유지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은 전기 배터리다. 반면 수소전기차의 핵심은 수소 연료전지모듈에 있다. 자동차에서 가종 중요한 동력원은 내연기관의 경우 엔진이 이에 해당하고,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각각 전기 배터리와 수소 연료전지모듈이 핵심 동력원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서 전기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모든 부품을 통틀어 유일하게 양산 체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바로 전기 배터리 부문이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구동모터와 배터리 시스템, 인버터와 컨버터 등 전력 변환장치, 어댑터에 해당하는 전기차 충전장치 등이 주요 골격을 이루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여기에 수소 연료전지모듈이 추가된다. 결국 전기차는 전기 배터리가 발전을 하고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모듈이 이를 담당하고 있는 구조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모비스가 모터나 전력변환장치, 충전장치 등 대부분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배터리만큼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서 구매를 하고 있다.

핵심부품을 외부 수급에 의존하는 전기차를 현대차그룹 내에서 반길 리 만무하다. 이는 간단하게 숫자에서 증명된다.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들어가는 전기 배터리 용량은 1.56kWh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그러나 동력원을 전기 배터리로 사용하는 전기차들은 한 번 충전에 400km를 주행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4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한 코나 EV와 니로 EV의 배터리 용량은 64.06kWh에 이른다. 넥쏘에 들어가는 전기 배터리 용량의 40배에 이르는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현대차 입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엔진을 못 만드는 자동차업체로 비춰질 수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자동차 전 부문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현대차 입장에서는 그동안 일궈 놓은 성과에 흠집이 나는 일이다.

문제는 수소전기차가 전 세계 표준으로 인정될 것인가에 달렸다. 기술이 뛰어나도 시장에서 표준이 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수소전기차의 판매가격은 전기차의 1.5배 수준에 달한다. 넥쏘의 판매가격은 7000만원에 육박하는데 코나 EV는 4000만원 후반대 수준이다.

가격 문제는 양산 체제를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 시 대폭 낮출 수 있지만, 전 세계 표준이 되지 못하면 전기차에 가격면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이러한 위험 대책으로 수소 부문에서 다양한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선박과 드론 등에 수소 동력원을 연계하기 위한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찾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보일러 등 일반 부문에서도 수소 동력을 활용하는 등 국내보다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역시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친환경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작업에 전사적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기차 육성에도 발을 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현대차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소전기차에 몰두하는 모습은 정부의 수소 육성책과 그룹 내 전략이 맞물려 부풀려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투자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공유 경제 등 다양한 미래 자동차 산업 투자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전기 배터리 부문의 수직계열화는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전기차와 전기수소차 개발을 병행하면서 수소전기차의 표준화 및 인프라 육성에 매진해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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