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스냅백 이견'으로 하노이회담 결렬?... "사실 아냐"
美전문가들, '스냅백 이견'으로 하노이회담 결렬?... "사실 아냐"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4.24 13:28
  • 수정 2019.04.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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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 결렬 이유?
北, 스냅백 공론화... 폼페이오ㆍ볼턴 비난
리비어 "스냅백 관련 이견 때문 아냐"
스타인버그 "北 스냅백 언급... 진정성 떨어져"
에반스 리비어 전(前)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24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아산 플래넘 2019’ 학술행사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정책연구원]
에반스 리비어 전(前)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24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아산 플래넘 2019’ 학술행사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전직 미국 관료들이 ‘스냅백 조항 포함 여부’에 대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반대 때문에 하노이회담이 결렬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스냅백은 제재를 해제한 후 합의를 위반하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항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에반스 리비어 전(前)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4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아산 플래넘 2019’ 학술행사에서 열린 별도 기자회견에서 ‘스냅백 조항이 북ㆍ미 합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스냅백 조항 포함에 대한 이견 때문에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비핵화의 정의, 시간표, 로드맵, 비핵화의 최종상태가 무엇인지 동의하길 거부했다. 이후 북한 협상팀은 영변 핵시설에 무엇이 포함됐는지 재정의하면서 북핵 프로그램의 특정 요소를 배제하려고 했다”며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원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지도자와 그 대표단은 영변 외부에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길 거부했다”며 “그래서 하노이회담이 결렬됐고, 이것이 바로 북ㆍ미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규정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前)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전날 별도 기자간담회에서 "제재를 풀었다가 다시 제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前) 주한 미국대사도 별도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스냅백’을 언급하는 등 진정성이 떨어지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스냅백 포함’ 제안에 반대했기 때문인 듯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펼쳐왔다.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이 두 관료에게 떠넘기며 스냅백 조항을 공론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은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스냅백을 제안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반대해 합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입수한 최 부상의 발언문에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북한 외무성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연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난했다. 

북한은 18일 권정국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하는 형식으로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했다. 앞으로도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폼페이오 장관의 배제를 요구했다.

이어 최선희 부상까지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최 부상은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존 볼턴)이라면 두 수뇌(정상)분들 사이에 제3차 수뇌 회담과 관련하여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 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이러한 비난은 실질적인 위협이 아닌 레토릭에 불과하다"면서 "북한의 외교적 수사(레토릭)를 들을 때마다 그들의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실소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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