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발사체 발사’ 불만 표출한 김정은...오히려 자충수 두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불만 표출한 김정은...오히려 자충수 두나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05.05 09:17
  • 수정 2019.05.05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북 비핵화 명분 강화돼 북한 입지 좁아질 수 있어
미 전직 관리 "북미외교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 청와대도 이례적 반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에 대한 불만표시이자 타개책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북한이 오히려 자충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무력시위 카드를 다시 꺼내든 북한의 의도와 달리 대북 비핵화 명분이 강화돼 북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마저 이례적으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비핵화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적 잠재력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방해하거나 종결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딜’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상기시키면서 경제건설이라는 인센티브(보상)이자 목표점을 분명히 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이뤄지면 대북제재와 같은 여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존의 원칙이 변함없이 관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전직 관리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위협을 통한 존재감 드러내기’로 분석하면서 한편으론 북미외교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세계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시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셔먼 전 차관은 그러면서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같이 북한과의 협상이 계속되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많은데 이번 북한의 행보가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싱가포르와 하노이 과정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촉구하면서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경로를 바꿀 것이라고 강경하게 나선 점도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일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대행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 방법에 대해 “순전히 김정은 위원장이 근본적인 전략적 결정을 할지 여부에 달린 문제”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은 매우 긴 시간 동안 핵무기가 그들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말해 왔지만 이제는 핵무기가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물론 도전을 초래한다는 말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의의 협상과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인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만약 이게 깨지거나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당연히 경로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압박을 유지하는 미국뿐만 아니라 그간 중재자 역할을 하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온 우리 정부의 비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4일 “북한의 이번 행위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한미 군사당국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해당 발사체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며 앞으로 한미 공조 하에 감시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문제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 협의로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도훈 한반도본부장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가 오는 9~10일 방한해 북한의 FFVD 증진 등 비핵화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공조에 따라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고 중재자의 무게추까지 이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4일) 오전 9시6분부터 9시27분경까지 원산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으며 발사체는 동해상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072vs09@naver.com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