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해외 수주전 가열 예상
최근 대형 건설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와 해외 신규 수주 급감으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2년차를 맞이한 최고경영자(CEO)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해외건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상장 대형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은 실적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각 사는 지난해 신임 사장을 임명하며 명가 재건, 수익성 강화, 선별적 수주 등을 내걸었지만 2년차 주택시장 침체로 부담감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우선 2년차 CEO가 있는 상장 대형 건설사들 가운데 현대건설은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3조8777억원으로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11.3% 증가한 156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은 2052억원으로 6.1%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 매출 2조9180억원, 영업이익 1040억원, 당기순이익 2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든 2조309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5.9% 감소한 985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7% 감소한 985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와 2.9% 하락한 2조3220억원과 2409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대형 건설사의 올해 공급 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2만여 가구로, 도시정비사업과 해외 수주를 통한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두번째 외부출신 CEO이자 해외 현장 경험을 강조했던 김형 사장의 부담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김 사장은 대우건설 정상화와 매각 추진 등 과제를 안고 있으며, 지난해 매각 취소의 이유로 꼽힌 해외부실 사업지 정리에 힘쓰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정진행 부회장체제를 맞이하면서 해외사업과 대외사업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재무전문가인 박 사장은 국내사업과 내실경영에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 목표는 24조1000억원, 매출 17조원으로 지난해 놓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도전한다.
삼성물산은 1분기 건설부문 일회성 손실과 상사부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이영호 사장은 수익성 중심 경영방침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실적 향상을 위해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물러난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 사업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하며 수주전 인출 의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박상신 건설사업부 사장이 취임한 이후 주택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도시정비사업 수주부문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현대건설, GS건설과 포스코건설에 밀리며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은 부동산 규제, 3기 신도시 발표, 청약 미달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청약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건설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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