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속 머리 맞댄 여야4당 원내대표…‘얼음국회 녹이자’
대치 속 머리 맞댄 여야4당 원내대표…‘얼음국회 녹이자’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05.09 18:06
  • 수정 2019.05.09 18: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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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與 신임 원내대표 “5월 임시국회라도 열자”
나경원 “패스트트랙 진지하게 생각하면…” 일부 호응
바른당 김관영 “선거법·개헌 논의도 한국당 불러와야”
정의당 “여야 4당이라도 국회 열어야” 與에 건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야4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특히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상견례는 예상보다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취임 인사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사무실을 찾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고 그런 과정에서 (대치) 정국을 푸는 지혜를 주시면 심사숙고하고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하면 좋겠다"며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들이 있는 만큼 경청하겠다. 가능하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겠다는 것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 국민의 말씀을 잘 들으면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패스트트랙'에 태운 두 가지 제도에 대해서도 어떤 게 국민을 위한 건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 많이 있지만, 방법론도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오늘 한번 만나서 한꺼번에 다 해결하려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어떻게 첫술에 배부르겠습니까"라고 호응했다.

이날 두 원내대표는 양 당의 극렬 대치 상황과 대조적으로 '농담 반 진담 반' 덕담도 주고받았다. 중간중간 폭소도 터졌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예전에 나경원 원내대표님의 모습을 참 좋아했던 것은 직장 부서가 서로 달랐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의 길,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기대도 크고 응원도 늘 많이 했다”며 “얼마 전에 원내대표 되실 때 제가 얼마나 많이 응원했는지 잘 아실 거고 그 빚으로 제가 이번에 원내대표가 되도록 많이 응원해 주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그래서 제가 친하다는 말씀을 안 드렸다. 당선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라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세 분 중 (이 원내대표가) 가장 가깝다고 느껴졌다. 이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연구단체를 만들 때 이름을 빌려달라고 해서 두 번도 안 묻고 이름을 빌려드린 적도 있고 17대 국회에서 시작도 함께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자신이 입은 옥색 재킷을 가리키며 "이 원내대표와 역지사지도 해보고 ‘케미’도 맞춰보려고 민주당 색깔로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가 “약간 바른미래당 색깔 같다"고 농담하자 폭소가 터졌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사진을 찍어 놓으면 민주당에 더 가깝다. 신경 써서 입고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가 그동안 형님을 모시고 여야 협상을 했는데 이제는 동생이 오셨다.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 말고도 아주 비공식적으로 언제든지 서로 전화하고 밥 잘 사주신다고 그러셨으면 저는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고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나 원내대표(1963년생)는 이 원내대표(1964년생)보다 한 살이 더 많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로 김관영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로 김관영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를 예방한 이 원내대표는 이어 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조속히 국회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선 선거법에 개헌 논의를 병행해서 협상 테이블로 오게 해야 한다"며 "나 원내대표도 개헌하면 선거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여러 번 얘기한 만큼 민주당이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지난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굉장히 고민도 많으셨고 여러 이견 앞에 힘드셨을 텐데 훗날 김 원내대표의 결단이 반드시 존중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선거법 개혁과 개헌 논의를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상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15분간의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나 원내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온 것을 존중해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이 원내대표에게) 말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개헌 문제를 청와대와 충분히 논의해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고 그 부분에 대해 한국당에 제안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가)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9일 오후 국회 정의당 회의실로 윤소하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9일 오후 국회 정의당 회의실로 윤소하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찾은 이 원내대표는 "정의당이 가지고 있는 정책적 이상과 저의 이상이 코스가 다를 뿐이지 궁극적으로는 같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정치 이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의당을) 언제든지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최선을 다해 이야기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더 크게 국회 정치를 복원하는 길"이라며 "거기에 더 많이 주력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을 충분히 이해해달라.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민생현안과 개혁과제를 위해 정 안된다면 다음 주에 여야 4당이라도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는 표현은 안 맞는 것 같고, 최선을 다해 얘기하고 그 과정에서 국회 정상화를 하는 것이 더 크게 우리 정치를 복원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로 장병완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국회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실로 장병완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원내대표가 마지막으로 찾은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지난번에 (한국당을 뺀) 4당 원내대표가 5·18 왜곡처벌 특별법과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법에 합의했는데 여러 증언이 잇따르는 이런 시기를 놓치면 언제 진상규명의 호기를 만들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5·18 이전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법적, 제도적 정비를 완료하고, 더 확실하게 5·18 진상규명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야 4당 원내대표 예방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오늘은 공식적으로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무리했다"며 "한 번 더 따로 편하고 길게 만나 얘기할 자리를 만들겠다.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다.

예방에 동행한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야 4당 모두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며 "한국당에 (5월 국회 소집을) 제안했고, 가타부타 답은 없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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