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자본 늘리는 KDB생명…고금리에 '부담'
빚내서 자본 늘리는 KDB생명…고금리에 '부담'
  • 김혜리 기자
  • 승인 2019.05.29 17:10
  • 수정 2019.05.29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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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러시…자본금 늘어났지만 건전성 '글쎄'
[사진=KDB생명보험]
[사진=KDB생명보험]

KDB생명이 IFRS 17에 대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본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이자율이 7%대에 육박해 고금리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2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안에 최대 2400억원 규모의 보완자본을 발행한다는 안건을 승인했다. 보완자본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중에서 결정된다.

KDB생명은 오는 2020년까지 차환발행을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5000억원의 보완자본을 확충하겠다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지급여력비율(RBC)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KDB생명은 지난해 1월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2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9월에는 22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KDB생명은 연이은 자본확충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을 2017년 말 108.48%에서 2018년 말 215.03%로 약 두 배가량 끌어올리며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KDB생명이 지난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은 7.5%에 달한다. 이에 따라 KDB생명은 지난해 75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이 같은 높은 이자비용은 이익잉여금에서 배당 형태로 차감된다. 즉 이익잉여금이 이자비용으로 소진되는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이 30억원, 여기에 결손금까지 제하면 절반가량인 57억원만이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KD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 3.3%에서 2018년 2.99%로 하락하며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은 '역마진' 상태에 빠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당시 고금리 부담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됐다"며 "RBC 비율은 상승했지만 자본 여력이 탄탄해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IFRS 17)에 맞춰 보완자본을 발행해 자본 여력을 늘린다고 해도 결국에는 갚아야 할 '빚'"이라며 "신종자본증권 이자 부담에다가, 이를 갚을 운용자산이익률의 하락은 결국 고객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진다. 후순위채나 대손충당금 등 부채 형태로 조달한 자금을 지칭하는 보완자본과 달리,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간주해 금융사의 자본구조 강화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만기가 길어서 일반 채권 대비 높은 금리로 발행돼 금융비용 부담이 크고,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하더라도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산정 시 자본성 판단 기준에 따라 100% 자본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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