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년층이 주 타겟이었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타겟 연령층과 관심 효능의 세분화, 유통 및 광고채널 확대에 따라 젊은 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여성과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추세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통계 자료를 보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 국내 판매액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건기식 판매규모는 2013년 1조 4820억원에서 2017년 2조 2374억원으로 4년 만에 7554억원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버즈워드의 분석 결과,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산업군 명칭보다는 영양제, 홍삼 같은 키워드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기능식품 중 영양제의 버즈량은 최근 2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로감과 스트레스, 운동, 피부관리 등 건강과 이너뷰티에 대한 관심 증대, 불규칙하고 영양 불균형적인 식습관 등으로 인해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직접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닐슨 버즈워드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영양제 콘텐츠 연관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면역력(7만6518번) 강화 ▲피로(7만3250번) 개선으로 나타났다.
닐슨 관계자는 "과로, 스트레스, 불균형적인 식습관과 외부 활동량의 감소,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젊은 세대 중에 육체 및 신체 피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체 발육, 뼈 및 관절 건강에 필수적인 칼슘(6만1591번) 흡수를 돕는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양제와 함께 언급된 섭취 대상을 보면 '아이'가 가장 높은 빈도 수를 보였다. 여성보다는 남성 관련 키워드가 더 많이 언급됐으나 이는 '남편'을 언급하는 빈도수 3만9266번이 포함된 수치로, 실질적인 정보 검색자나 영양제 구매자는 여성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은 여성 갱년기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포에버퀸'을 론칭했다. 포에버퀸은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생기는 신체·정신적 건강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완화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CJ제일제당은 식약처에서 검증받은 회화나무 열매 추출물의 기능성과 100% 식물성이라는 점을 앞세워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정관장의 '화애락'도 강세다. 2003년에 출시된 화애락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판매되다가, 2015년 광고를 본격화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젤리스틱 형태의 '화애락 이너제틱'은 30대 여성까지 아우르고 있다.
연령대 언급량을 보면 30~40대보다 20대의 언급 빈도 수가 더 높다. 최근 젊은 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더욱 느끼고 있는 반면, 이를 해소하고자 운동, 각종 영양제 섭취 등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대가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빙그레가 론칭한 여성 건강 전문 브랜드 '비바시티'는 28~35세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해 스틱젤리 3종과 구미젤리 3종을 출시했다. 스틱젤리 3종은 히알루론산, 비타민 B군,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과 같은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구미젤리 3종은 아연, 비타민C, 마리골드꽃추출물(루테인) 성분이 들어 있다.
한편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와 관심이 늘어감에 따라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거나 허위 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켓에서 '다이어트', '헬스', '이너뷰티' 등을 표방하며 판매되고 있는 식품을 대상으로 집중 수거·검사하기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SNS 마켓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하거나, 질병 예방·치료 효과를 표방하는 등의 허위·과대광고 행위도 함께 점검할 것"이라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계 애로사항은 해소하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건강기능식품의 기준·규격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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