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알 바그다디가 사라진 ISIS는 과연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WIKI 인사이드] 알 바그다디가 사라진 ISIS는 과연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11.04 07:46
  • 수정 2019.11.04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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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조직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사진: 미국 국방부 제공)
IS조직 수괴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사진: 미국 국방부 제공)

<NBC NEWS>는 지난 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서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되었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사멸하지 않은 것처럼 알 바그다디의 죽음으로 ISIS도 함께 운명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지난 일요일 백악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국가(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는지를 자세히 묘사했다.

“지난 밤 미국은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 지도자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고위 보안 관리들이 백악관 상황실에 모여 자신의 임기 내 가장 중요한 군사 작전 상황을 화면으로 지켜보던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러나 이 발표가 있은 후 이 작전과 관련해서 벌어진 일부 혼란 와중에서 전문가들은 알 바그다디의 죽음이 반드시 이슬람 왕국을 재건하려는 극렬 테러리스트 단체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ISIS에게는 중단기적 치명타
알 바그다디의 사망은 중단기적으로 치명타가 분명하다고, ‘런던 정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교수이자 「ISIS : 하나의 역사(ISIS : A History)」라는 책을 펴낸 파와즈 게르게스는 <NBC NEW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바그다디는 ISIS 전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추종자들과 지지자들에게 전반적인 지침, 동기,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존재였습니다.”

게르게스는 이렇게 말했다.

알 바그다디가 주축이 되어 건립된 단체는 야지디(Yazidi) 소수민족의 집단 학살을 포함하는 극력 행위로 악명을 떨쳤다. 그들은 인질을 참수하고 전 세계 여러 도시들을 침공했었다.

알 바그다디의 지도 아래 ISIS는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공포 통치를 실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UN 인권사무소’는 ISIS가 살해, 고문, 강간, 성노예, 강제 개종, 아동 징집을 저지른다고 비난한 바가 있다.

알 바그다디의 사망으로 인해 ISIS는 결정적인 시기에 핵심 리더십을 잃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이 시리아의 북동부에서 철수함에 따라 이 지역의 권력 공백 상태를 이용하려던 때를 맞춰 상징적 지도자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저는, 알 바그다디와 부하들이 미군의 철수와 이에 따른 쿠르드족을 향한 터키의 공격을 활용하려고 분주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게르게스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알 바그다디의 제거는 ISIS를 수세로 몰아넣는 선제적 조처였으며, ISIS가 지난 2년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겪은 패배로부터 회복하려는 노력을 꼬이게 만든 효과가 있습니다.”

한편, 지난 수년 동안 알 바그다디가 실제로 생존해있는지를 놓고 설왕설래의 보도들이 이어졌었다.

지난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쳐들어오자 알 바그다디와 세 명의 자녀들이 자살 조끼의 폭탄을 터뜨려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겹고 타락한 인간이었으며, 이제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알 바그다디는 누구인가?
가명으로 활약했던 알 바그다디는 2010년부터 ISIS를 이끌었지만 금년 4월까지 5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결과 체포되어 미군 수용소에 감금돼 있다가 세계 지하드 운동의 우두머리에 등극한 알 바그다디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지하드 선전 단체는, 그가 귀족 종교 가문 출신의 이맘(imam)이며, 바그다드 이슬람 대학의 박사 학위를 소지한 학자이자 시인이라고 포장해왔다.

이보다 앞서 알 바그다디는 2003년 이라크 반군에 합류했었다. 그는 미군에게 체포되었지만 위협적인 인물로 간주되지 않아서 1년 정도 있다가 풀려났었다.

바그다디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였다. 그는 당시 검은 종교 지도자 복장을 하고 이라크 모술 중부 지방의 알누리 사원(al-Nuri mosque) 연단에 올라 이슬람 칼리프 왕국을 선언했었다.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은 그의 목에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수년 동안 추적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ISIS가 점령지를 대부분 상실하면서 그는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는 여러 개의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최측근을 제외하고는 정체를 감추기 위해 얼굴에 스카프를 늘 두르고 있었다.

트럼프는 지난 일요일 담화를 발표하면서, 바그다디가 발각을 피해 ‘끊임없이 은신 전술을 바꿨으며’, 거처를 옮겨다녔다고 발표했다.

바그다디는 오디오 녹음을 통해 지시를 전달함으로써 감시와 추적을 피해왔다.

알 바그다디 사후 ISIS가 안정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는 매일 매일의 작전에 직접 개입했다기보다는 상징적 지도자에 가까웠다고, 게르게스 교수는 말했다.

“ISIS는 곧 새로운 지도자를 내세울 겁니다. 그들은 비상시의 계획을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게르게스 교수는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 달 21일, 까미슐리에서 철수하는 미군 차량을 향해 감자와 돌멩이를 던지는 주민들[AP=연합뉴스]
지난 달 21일, 까미슐리에서 철수하는 미군 차량을 향해 감자와 돌멩이를 던지는 주민들[AP=연합뉴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ISIS
알 바그다디가 사라지기는 했어도 그것이 곧 ISIS의 사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되었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사멸하지 않은 것처럼 바그다디의 죽음으로 ISIS도 함께 운명이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런던에서 활동 중인 씽크탱크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장인 리나 카티브는 이렇게 말했다.

“혹시 무언가 발생한다면, ISIS는 추종자들을 규합하는 데 복수라는 명분을 내세워 바그다디의 죽음을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시리아에서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 중이던 전사들은 지난 3월 ISIS에 대한 승리를 선언했었다. 그리고 이번 달 초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침공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ISIS 칼리프 왕국의 100%를 궤멸시켰다’고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감찰관은 시리아에서의 미군 작전과 관련하여 지난 8월 발간된 가장 최근의 연간 분기 보고서를 통해 ‘IS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제임스 매티스 전임 국방부장관은, 시리아 국경에서 터키의 침공에 앞서 미군을 빼기로 한 대통령의 결정은 ISIS의 발호(跋扈)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가 있다.

ISIS의 새로운 국면
런던에서 활동 중인 씽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for Defense and Security Studies)’의 카린 본 히펠 국장은, 알 바그다디의 죽음으로 ISIS는 몇 주 이내로 새로운 지도자를 내세움으로써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2014년 사이가 벌어졌던 알카에다와 ISIS는 다시 우호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다고, 히펠 국장은 덧붙였다.

“두 단체는 전장(戰場)에서의 세력이 어느 정도 약세 국면에 놓여있었으며, 금년 초 이른바 칼리프 왕국을 잃어버렸던 ISIS는 그 피해가 더 극심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두 단체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왔습니다. 특히, 그들은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활용하여 전사들을 부채질하고, 모집하고, 훈련시키고, 폭탄을 만들고 공격을 지휘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고, 히펠 국장은 주장했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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