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인도 음식은 끔찍하다? BBC, 문화적 관용- 인종차별 논쟁
[WIKI 프리즘] 인도 음식은 끔찍하다? BBC, 문화적 관용- 인종차별 논쟁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11.27 06:45
  • 수정 2019.11.27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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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교수가 인도 음식에 대한 악평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 문화적 관용과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인도 음식은 끔찍하게 맛이 없는데도 우리는 아닌 척하고 있다.”

국제관계학 교수인 탐 니콜스는 이렇게 트윗을 날렸다.

그러자 비평가들이 이 트윗이 맛을 모르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말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니콜스 교수의 트윗은 미국 내 이민자들의 체험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관련해서 인종차별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 폭 넒은 토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에 있는 ‘미국 해군 전쟁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니콜스 교수는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가 ‘논란이 될 만한 음식에 대한 견해’를 묻자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올렸었다.

그러자 비평가들이 재빨리 반응을 보였다.

유명 요리사인 파드마 락슈미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미각이 있기나 한가요?”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다음과 같이 응대했다.

“그렇게 풍미를 모르고 인생을 살다니......”

뉴욕 출신 전직 검사 프릿 바라라는, ‘탐, 내가 잘 아는 곳에 데리고 갈게요. 우리는 서로 화합해서 나라를 이끌어가야 합니다.’라고 대꾸했다.

다른 사람들은 니콜스 교수가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지닌 나라인 인도 음식 전체의 1%도 먹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스 교수는 이후 자신이 미국과 영국에 있는 인도 식당에서 인도 음식을 먹어봤을 뿐이라고 인정했다.

니콜스 교수가 최초로 올린 트윗은 이민자들의 체험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역할을 놓고 많은 토론이 벌어지도록 했다.

일부는, 미국에서는 ‘인종적 음식(ethnic food)’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국제적 음식은 종종 ‘값싼 음식(cheap eats)’으로 홍보되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은 오리지널한 식재료들이 빠지고 간단하게 미국화 된 메뉴에 더 친숙하다는 것이다.

“문자그대로의 인도 음식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응대했다.

“카레 향도 없으며, 차이 티(chai tea)도 없습니다.”

그녀는 힌디어에서는 ‘차이(chai)’라는 말은 단순히 ‘티(tea)’를 가리킨다며 이렇게 덧붙이고, 카레는 풍미라기보다는 그냥 요리 이름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음식의 냄새와 풍미가 얼마나 오랫동안 소수민족을 향한 인종차별적 용어로 만연되었는지를 지적하며, 니콜스 교수의 무관용적 태도를 비난했다.

1세대 이민자인 미국인 사이라 라오는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

“인도 음식을 쓰레기 취급하는 백인들은 인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도발적인 존재들입니다. 이상한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라거나, 냄새나는 괴상한 음식을 먹는다거나, 거리를 거닐 때 우리한테 이상한 냄새가 나는 인도인들이라는 경멸적 언사를 경험하는 인도인들에게는 더욱 그렇지요.”

니콜스 교수의 트윗에 대한 이야기가 인도 언론에서 주목을 끌자 ‘#내가좋아하는인도음식(#MyFavoriteIndianFood)’이라는 해쉬태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 가족이 남부 인도 출신인 미국 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는 이 해쉬태그를 인용하며 코미디언 민디 케일링과 함께 찍은 요리 비디오의 맛보기 동영상을 공유했다.

하지만 일부 식도락가들은 이러한 논쟁을 일소에 부치며, ‘나는 누군가 트위터를 통해 음식에 대한 인종적 편견을 드러냈구나, 정도로 생각한다.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라고 가볍게 응수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중국 음식에 물렸다. 지겹고, 질척질척하고, 너무 짜다.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야할 음식이다.’고 올린 ABC 방송의 고참 기자 테리 모란의 트윗을 두고 ‘논란을 일으키는 음식’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어떤 사람은 모란 기자의 트윗에 대해, ‘오 하나님, 우리는 수많은 요리와 여러 지역적 다양성에 눈이 어두운 가련한 뻥쟁이 백인을 또 한 번 만났군요.’라고 응수했다.

아시아 음식 애호가들은 모란 기자에 대해, 그저 테이크아웃 식당이나 찾고 세계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나라의 정통 음식을 한 번도 맛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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