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시, 세운상가 다시 살린다더니... '전기관리비'에 전기도 허락 맡고 쓰는 상인들
[현장] 서울시, 세운상가 다시 살린다더니... '전기관리비'에 전기도 허락 맡고 쓰는 상인들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19-12-02 06:46:00
  • 최종수정 2019.12.02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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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되면 전기 나간다" 추가 업무도 못하는 상인들
"세금계산서도 안 떼준다" 상인들, 상가 협의회에 강한 불만
"다리 하나 놓는다고 세운상가 살아나겠나" 박원순發 남북 보행축에도 의문 제기
 
정체모를 박스가 여기저기 쌓여 있는 세운상가 내부. 문 닫은 점포가 매우 많았다. [최종원 기자]
정체모를 박스가 여기저기 쌓여 있는 세운상가 내부. 문 닫은 점포가 매우 많았다. [최종원 기자]

서울특별시가 세운상가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선정하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기존 상인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운상가에서 제이알씨로봇을 운영하는 김 씨는 “물이 천장에서 새고 상자가 여기저기 굴러다녀 통행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원을 넣으려고 해도 상가 소유주가 불분명해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세운상가에 존재하는 ‘전기관리비’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전기세에 전기 관리비까지 받는 곳은 여기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지어 전기는 저녁이 되면 일괄적으로 끊겨서 야간 업무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업무를 위해 전기를 받기 위해서는 ‘작업신청서’를 결재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위키리크스한국>이 입수한 작업신청서에는 경비반장, 변전실, 협의회, 건물회, 층대표까지 결재를 받는 칸이 있었다. 그는 “요금이 밀린 것도 아닌데 전기도 마음대로 못 쓰는 상가가 어딨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가 입수한 작업신청서. 신청서에는 경비반장, 변전실, 협의회, 건물회, 층대표까지 결재를 받는 칸이 있다. [최종원 기자]
기자가 입수한 작업신청서. 신청서에는 경비반장, 변전실, 협의회, 건물회, 층대표까지 결재를 받는 칸이 있다. [최종원 기자]

김 씨는 “세운상가에 100세대가 있다고 하면 그중 10~20세대만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공실”이라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주변에 호랑이커피, 삼겹살을 먹으러 사람들이 많이 오지만 정작 세운상가 내부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이 이렇게 낡고 어두운 분위기인데 누가 오겠나”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30년 이상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정 씨는 “세금계산서도 끊어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정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세운상가 살리기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원워크샵을 운영하고 있는 최종우 사장은 ‘최근 세운상가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남산까지 육교 하나 놓는다고 상권이 나아질 거라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종묘에서 세운상가를 거쳐 남산까지 잇는 남북 보행축을 내년 안에 완공한다는 계획인데, 최 사장은 이 계획과 상권은 별개라고 답했다. 최 씨는 “최근에는 일에 애착도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변원구 대성전자 사장도 “다리를 놓는 것은 시장 살리는 데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 상가의 절반이 잘리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해 세운상가가 정치에 이용되면서 상권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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