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가능성에 '유가급등' 우려...국내영향은?
미·이란 전쟁 가능성에 '유가급등' 우려...국내영향은?
  • 이세미 기자
  • 승인 2020.01.06 19:04
  • 수정 2020.01.0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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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 한국 원화 약세 영향...‘국내경제 하락요인’
전문가들, "전쟁 가능성 전면전 낮고 국지적 갈등 지속 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란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이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주가가 10% 가량 조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 ING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중동 정세가 심각하게 악화하면 글로벌 증시에서 7∼10%의 조정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전문가들도 조정국면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6일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식 투자자가 주목할 것은 이 뉴스가 증시가 과열권에 진입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라며 증시 조정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고 2월까지 5%내외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이란 갈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전면전 가능성은 작고, 국지적 갈등이 계속될 것이다'라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타국에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원유 수입국인 한국 원화의 약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 비중 감소 등으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작아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유가 급등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화학업종 외 모든 기업들에는 악재여서 올해 무역흑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이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오일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이승훈·강봉주·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를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 이후 중동지역 긴장감이 가장 높아진 시기로 판단한다”며 “이란의 미국에 대한 보복 강도, 양국 간의 마찰 장기화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는 구조적인 유가 급등 가능성이 작고 원유에 대한 경기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은 이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으로 거듭나 2003년 이라크전 당시처럼 중동이 중요한 지역이 아니다”라며 “이란은 미국과의 재래전에서 절대적 열위에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강화로 경제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올해 2월 이란 총선이 예정돼 있어 반미의 기치 아래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것에 대해선 입을 모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1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후 3·4분기부터 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지수 조정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이란 측 대응으로 소규모 군사작전이 이어지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나아가 이란을 지지하는 시아파 민병대 등의 강경 대응은 시기마다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여지가 크다"며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강세를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비용 증가 및 소비 둔화를 자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코스피는 당초 예상 등락 범위(1900p∼2250p) 하단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만약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지수의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1800p∼2200p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증권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김효진·김상훈·김영환·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15% 수준으로, 이란이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는 10% 상승할 수 있다”며 “당분간 국제유가 강세는 지속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유가 상승은 무역수지 흑자 축소로 이어지는 만큼 원화 약세 요인”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일 하루 동안 10원 가까이 급등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브렉시트 관련 우려 등이 더해진 영국 파운드 외에 두 번째로 큰 약세 폭이며 원화의 추가 약세 압력은 분명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가 증시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고 한국 증시는 중동 리스크 외에도 1월 중순 실적 시즌 돌입 등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어 고점 대비 5% 내외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경기 하강 압력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면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박상현·이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중 간 무역갈등 및 경기 불확실성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이란 갈등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의 늪을 맞이했다”며 “당장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확산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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