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에서, 내 정부 사람들하고 싸울 줄은 몰랐다"
[WIKI 인사이드] 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에서, 내 정부 사람들하고 싸울 줄은 몰랐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2.02 07:58
  • 수정 2020.02.02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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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마약과의 전쟁'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야권 지도자인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을 이 전쟁의 공동 지휘관 자리에 앉혔다가 해임시켰다.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마약과의 전쟁'에서,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야권 지도자인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을 이 전쟁의 공동 지휘관 자리에 앉혔다가 해임시켰다. [연합뉴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이 벌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서 인권탄압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UN 등의 간섭이 심해지자 정부 내부의 반발과 부패에 대해 거론했다고,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또 두테르테 자신의 건강 문제와 필리핀의 전력 공급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테르테의 의견을 소개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자신이 필리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6개월 만에 끝내자고 주장했을 때 반발과 부패의 고리를 정부 내에서 발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CNN 필리핀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을 마약과의 전쟁 공동 책임자 자리에서 해임한 사실과 관련하여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 일고 있는 불만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일주일 전 두테르테가 로브레도 부통령을 ‘마약퇴치 범정부 위원회(ICAD)’ 공동 위원장직에서 해임했다고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이 밝힌 바가 있다.

ICAD는 마약사범 단속과 처벌, 마약 예방 캠페인, 재활 등 마약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기구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사령탑이다.

인터뷰에서 두테르테는 CNN 특파원에게, 자신의 정적들 입에서 나오는 비판은 ‘골빈 머리에서 나오는 바보 같은 말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리고 그는 모든 나라들이 마약과의 전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말도 했다.

“이것은 끝이 없는 싸움입니다. …… 내가 대통령 자리에 취임했을 때 나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언제 시작해서 마약 범죄 기록들을 검토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나는 내가 나의 정부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경찰이나 세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더러운 손을 담그고 있었던 겁니다.”

두테르테는 2016년 6월 권좌에 오른 이후 필리핀에서 전면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강도 높게 벌임으로써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과의 전쟁으로 지금까지 6,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독립적인 감시기구는 사망자 숫자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UN 인권위원회는 지난 7월 사망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로브레도 전 부통령이 ‘너무 많은 나라들과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해고 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은 UN과 미국의 대표단들을 만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가 있었다.

“나는 취임 첫날부터 그 여자를 내 마음 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두테르테는 로브레도가 미국 대사관으로 갈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이렇게 말했다.

로브레도 전 부통령은 해임 이후 행정부의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서 자신이 밝혀낸 사실들을 대중에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로브레도 전 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직후인 지난달 5일 그녀를 ICAD 공동 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로브레도 부통령은 거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다음 날 전격 수락했었다.

그러나 로브레도 부통령이, 부임 후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재판 없이 용의자를 사살하는 ‘초법적 처형’ 등 인권침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유엔 마약 전문가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등을 접촉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에 발끈했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로브레도 부통령이 외부 세력에 민감한 안보 관련 정보를 무심코 흘릴 수도 있는 ‘덜렁이’”라며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었다.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사살된 필리핀 청소년 추모 촛불 (사진=연합뉴스/AP)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사살된 필리핀 청소년 추모 촛불 (사진=연합뉴스/AP)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가진 CNN 특파원과의 폭넓은 인터뷰에서 여러 주제들과 관련하여 질문을 받았다. 그 안에는 두테르테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끊임없는 소문에서부터 CNN이 보도한 필리핀의 전력망 붕괴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필리핀의 전력망은 많은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10월 필리핀의 지도자 두테르테는 자신이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으로 불리는 만성적인 신경근육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중증근무력증은 골격근을 허약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CNN 기자가, 필리핀 헌법에는 대통령에게 중대한 질환이 있을 경우 대통령은 이를 공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하자 두테르테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나는 헌법에 저촉되지 않아요. 나를 보세요. 내가 어디 아픈 사람처럼 보입니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제 임무 수행의 목표는 대통령 일을 하는 겁니다. 나는 괜찮습니다.”

두테르테는 또 CNN에 의해 폭로된 바가 있는 정부 내 보고서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이 보고서는 필리핀의 전력망은 완전히 중국의 손아귀에 들어있으며 필리핀과 중국의 사이가 벌어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필리핀의 지도자는 두 나라가 합심해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중국이 왜 필리핀의 전력을 끊어버리겠느냐고 되물었다.

“중국을 보세요. 우리는 친구 사이입니다. 우리는 사업을 함께 하고 있지요. 그들도 돈을 원하고 우리도 돈을 원하고 ……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데 무슨 이유로 끊어버릴까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두테르는 중국이 중국의 전력 공급을 방해하게 된다면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당신을 이길 수는 없어도, 당신에게 욕을 할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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