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바꾼 우리 일상…손잡이 접촉기피·알코올 휴대
바이러스가 바꾼 우리 일상…손잡이 접촉기피·알코올 휴대
  • 뉴스2팀
  • 승인 2020.02.08 10:23
  • 수정 2020.02.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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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비치된 손소독제와 마스크 [사진=연합뉴스]
지하철역에 비치된 손소독제와 마스크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유행이 시민들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8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로 일상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10.2%에 불과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손잡이를 절대 잡지 않고 두 다리로 버티고 선다고 한다. 정씨는 "장갑을 끼고 있어도 바이러스가 묻은 장갑으로 얼굴 등을 만지게 될까 봐 영 찝찝해 손잡이를 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보라(33)씨는 항균 물티슈를 가지고 다니며 매일 사무실 컴퓨터, 키보드, 책상 등을 청소하고 손을 닦는다. 김씨는 "손을 비누로 씻어도 바로 더러운 컴퓨터나 키보드를 만지면 무용지물일 것 같아 손이 닿는 물건들을 자주 닦고 있다"고 했다.

손 소독제 품귀현상이 일자 소독용 알코올을 대체재로 들고 다닌다는 사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 지문 쪽이 아닌 손가락 뒤 마디 부분으로 누른다는 사람 등 '자구책'도 각양각색이다.

명실상부 '생필품'으로 등극한 마스크는 공공장소에서 쓰지 않으면 눈총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직장인 김선재(32)씨는 "출근할 때 깜빡하고 마스크를 안 한 채 지하철을 탔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어 민망했다"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계속 쳐다보더라"고 했다.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운동 강사들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할 만큼 일상에서의 감염 우려는 '만성'이 됐다.

한 필라테스 강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업시간에 마스크를 쓰는 건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 더 크다"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많은 사람을 상대로 수업하는 강사로서 손도 자주 씻고, 회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썼다.

바이러스와 접촉할 계기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외출기피증'도 신종코로나가 만들어 낸 새로운 일상의 모습 중 하나다.

한 온라인 맘카페에는 "신종코로나 유행 이후 일상생활이 어떠냐"고 묻는 글이 올라왔다. 두 아이 엄마라는 글쓴이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예약한 문화센터는 모두 취소했다고 한다. 그는 "마트도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장을 보고, 외식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글에는 "배달음식도 시켜 먹지 않는다", "목욕탕, 백화점, 영화관 같은 곳은 가지 않는다",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확진자들의 거주지나 방문지에 사는 시민들은 외출도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에 사는 주부 A(55)씨는 "며칠 전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마트에 나도 방문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확진자가 방문하고 한참 뒤에 들렀기 때문에 괜찮다고는 했지만 연락을 받은 뒤엔 동네에서 어딜 가기도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에서 신종코로나에 걸린 산모가 낳은 아이가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직 감염 가능성이 알려지자, 임신부들과 갓 출산한 산모들은 반강제로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수개월 전 출산했다는 한 여성은 자신의 블로그에 "신종코로나 때문에 자가격리 생활 중"이라며 "아기 때문에 현관 밖을 아예 나가지 않는다. 계절감각도 무뎌지고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임신 7개월차라는 한 여성은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같은 동네에 사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남편이 "장 보지 말고 첫째 어린이집 등원도 시키지 마라", "결혼식장도 가지 말고 손님도 들이지 마라", "2월에 수강신청한 임신부 체조 취소해라"라며 자가격리를 시키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위키리크스한국=뉴스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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