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비상 걸린 금융업계, 재택근무 가능할까
코로나19 확산에 비상 걸린 금융업계, 재택근무 가능할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2.25 18:34
  • 수정 2020.02.26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코로나19 금융권 대응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코로나19 금융권 대응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에 가까워지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금융업계가 비상이다. 가뜩이나 대면 영업이 많아 은행원들의 확진 위험성도 높은데, 은행권 최후의 보루라고 불리는 전산센터의 폐쇄 조치가 이뤄지면 은행 전체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망분리 규제로 인해 재택근무가 쉽지 않은 은행권은 전산센터 폐쇄를 대비한 다수의 방안들을 도출하는 중이다. 대체 근무가 가능한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거나, IT 직원들을 분산 배치하고, 아예 개인 노트북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재택근무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핵심 인력을 미리 따로 배치한 것은 본점 건물 폐쇄로 전체 인력이 일시에 자가 격리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본부 부서별로 핵심 인력을 서울 강남, 영등포, 광교 백년관, 경기도 일산의 스마트워킹센터 등으로 분산 배치했다. 또 자택 PC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도 조성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필수인력에 한해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비조치의견서를 금감원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망분리 규제가 어느 정도 완화된 만큼, 재택 근무도 상당 부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재택근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재택근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그럼에도 아직 은행 내부에서 재택근무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본점 및 IT 건물과 인력을 분산시켜 폐쇄 조치가 내려져도 다른 곳에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점이 폐쇄돼도 금융거래 중단까지 이뤄질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산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개인 노트북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은행 업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칫 전산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업계에 미칠 파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은행 본점은 대규모 인력이 모인 곳일 뿐만 아니라 내부와 외부 통신망이 분리된 전산 시스템으로 일하고 있어 사전 대책 없이 본점 건물이 폐쇄되면 자칫 금융거래 중단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 영업점 수십 곳이 폐쇄된 만큼 금융권의 비대면 영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향후 금융권은 카드 발급, 해외 송금 등 영업점 업무의 대부분을 수행할 수 있는 ‘고기능 영업자동화기기(ATM)'을 통한 무인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24일 비상대책기구를 확대·설치해 영업점 폐쇄 등 금융회사의 즉각적인 조치, 자체 비상대응계획(BCP) 점검·보완, 일일보고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 애로 상담과 비대면 민원 응대를 활성화하고, 금융회사 면책 조치를 통해 금융권 지원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거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산 오류 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전산망 점검도 필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무더기로 확산되면서 내부에서도 '비상경영'에 준하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영업점 폐쇄, 은행원 자가격리 외에도 모바일 뱅킹 이용량 폭증에 대비해 전산망 관리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