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샐 틈 없는 완벽한 자가격리, '접촉자 0명' 이렇게 만들었다
물샐 틈 없는 완벽한 자가격리, '접촉자 0명' 이렇게 만들었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4.04 08:30
  • 수정 2020.04.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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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이탈리아 교민이 전세기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이탈리아 교민이 전세기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견되도 여러 장소를 확보해 사람들의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으나, 반대로 '완벽하게' 지침을 준수한 자가격리자도 존재한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공동체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접촉자를 최소화한 모범적인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주로 해외 입국자들로, 불편을 감수하면서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지침을 철저히 지켰고 타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 SNS를 통해 스스로 확진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 문자로 귀국보고 후 '셀프격리'…집안에 버너·세탁기 완비

지난달 29일 경북 울진에서는 군민들이 주로 가입한 SNS에 "저희 때문에 청정 울진을 못 지키게 돼 죄송하다. 저희의 정보와 내용을 주위에 전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가 운영하는 채소 가게 상호와 딸 A(25)씨의 동선도 담겨 있었다.

A씨는 프랑스에 요리를 배우러 떠났다가 지난달 21일 귀국,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인천공항, 동서울터미널, 울진터미널을 거쳐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그를 집에 데려다준 택시 기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귀국 후에도 A씨는 가족과 접촉하지 않았다. 곧바로 자택 2층으로 직행, 아버지에게 도착을 알리는 메시지만 남겼고 이후 대화는 영상통화로 했다.

A씨 부모는 딸을 위해 각종 생필품을 비롯해 세탁기와 가스버너, 전자레인지까지 방안에 준비했다.

A씨는 코로나19 증상은 없었지만, 보건소의 권유에 따라 울진군의료원에서 진단검사를 받았다. 부모는 그에게 의료원을 오갈 때 누구도 만나지 말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걸어서 다녀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 공항 나온 부모도 안 만나…준비된 자가용으로 '태그'

제자 3명과 함께 유럽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서울 발레학원 강사 B(35)씨도 모범사례다.

지난달 26일 귀국한 B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가 마련해 둔 자가용을 스스로 운전해 제자들과 김포시 한 전원주택으로 향했다.

B씨 일행은 인천, 경남 김해, 김포 등으로 각기 달랐지만 흩어지면 접촉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공동 격리시설에 들어간 것이다.

방 4개, 화장실 3개로 서로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귀국 다음 날 받은 진단검사에서 B씨는 양성이 나왔지만, 학생들은 모두 음성이 나왔다.

용인에 사는 영국 유학생 C(29)씨 역시 지난달 25일 입국 당시 공항에서 부모가 가져온 차 2대 가운데 1대를 혼자 몰고 귀가했다.

C씨는 공항에서도 부모와 만나지 않았고, 이후에도 본인 집에서 혼자 생활하다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의료용 안면보호대 동원…18층 계단 걸어서 올라

코로나19 증상을 감지한 후 의료장비 등을 동원해 접촉을 최소화한 이도 있다.

서울 송파구민 D(35)씨는 영국을 방문했다가 지난달 15일 돌아왔다. 기침 등 증상을 보여 18일 진단검사를 받은 결과 확진됐다.

D씨는 선별 진료소를 오가는 동안 마스크는 물론, 감염방지용 안면 보호대 역할을 하는 의료용 보호장비 '페이스 실드'를 착용했다.

그는 집에서 나온 이후 엘리베이터나 대중교통을 일절 이용하지 않고 30여분 걸리는 거리를 걸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장소까지 18층을 걸어서 오간 사람도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 직원인 E(49)씨는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하던 중 지난달 16일 발열 증상을 보이자 보건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았다.

E씨는 가는 길에 18층 자택에서 1층까지 계단으로 내려갔고, 이후 미리 대기 중이던 구급차를 타고 보건소로 이동했다. 검사 후에는 1층에서 18층까지 계단으로 움직였다.

정부에서 안내하는 자가격리 대상자 기준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선별 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등이다.

지난 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사람에게도 2주간 격리가 의무화됐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국에 자가격리 중인 사람은 총 2만7천여명에 이른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겨 당국에 적발된 사례는 50건이 넘는다. 최소 6건에 대해선 이미 기소가 이뤄졌다.

경찰은 자가격리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보건당국의 고발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사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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