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과거 경영 부실로 발생한 피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스타항공 측은 "직원들을 속이려 한 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직원들에게 어떠한 공지도 하지 않은 만큼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올해 1~2월 월급 명세서에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이 납부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올해부터 해당 금액들이 모두 체납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사측이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 이 금액은 월급으로 지급됐어야 하지만 이스타항공 측은 이를 어기고 지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스타항공은 직원 모르게 연금과 보험료를 체납해놓고 지난 2월에는 월급의 40%만 지급했고, 지난달부턴 아예 월급을 주지 않고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 직원 A씨는 "월급명세서에 공제돼있었던 만큼 체납됐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질 못했다"면서 "관련 공지도 없었다. 황당하고 배신감 든다"고 했다.
직원들의 희생은 앞으로 더 강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이스타항공은 직원 1600여 명 가운데 300명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사는 직원들의 급여 추가 반납 또는 무급 휴직 등의 방식으로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직원에게 더 전가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에 대해 "월급 지급시 통장에서 제외되는 금액들을 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납부가 안됐더라도)적어서 나간 것 같다"면서 "직원들에게 미리 공지를 하지 않았던 점은 사실이고, 워낙 경황이 없고 자금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보니 놓친 부분이 있긴 하다. 회사 사정이 상당히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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