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수수료 인하에 불황 호소하는 신용카드사... 이면에는 밴사 쥐어짜기?
코로나19·수수료 인하에 불황 호소하는 신용카드사... 이면에는 밴사 쥐어짜기?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0-04-28 12:01:48
  • 최종수정 2020.04.2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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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코로나19 확산 불구, 신용카드사 올해 1분기 성적 '선방'
"수수료 인하 정책, 여전히 악재... 할부금융·리스사업으로 수익원 창출"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고스란히 밴사에 돌리고 있다"
신용카드. [사진=연합뉴스]
신용카드.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불황에도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이를 두고 할부금융, 리스사업 등 포토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부가통신사업자인 밴(VAN)사를 압박해서 나온 결과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유의미한 상승치를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265억원으로 전년 동기(1222억원) 대비 3.6% 상승했다.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수익이 각각 15.7%, 47.2% 상승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분을 매꿨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821억원으로 전년(780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과 할부금융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상승폭은 훨씬 컸다.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년(240억원) 대비 112% 늘었다. 하나카드의 순이익도 303억원으로 전년(182억원) 대비 66% 상승했다. 해당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호실적에 대해 "수수료 인하가 실적에 악영향을 줬지만 디지털 업무 도입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이 악재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작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신한카드 2.0%, 삼성카드 6%, 우리카드 9.7%,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47.2%나 하락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대다수 카드사들은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바라봤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줄어들고 카드론 등의 대출 서비스 연체율이 급증해 상황이 더 안좋아졌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9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를 꾸준히 내려왔다. 카드업계는 이자 및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수료를 낮출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데 정부가 이를 강요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수수료를 인하하면 소비자의 혜택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제로섬 게임(누군가가 얻는 만큼 누군가가 잃게 되는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밴사의 수수료 체계를 건당 제공하는 정액제에서 금액에 비례하는 정률제로 바꾸면서 피해가 전가됐다. 밴 산업은 신용카드의 원활한 이용에 필요한 전자적 거래 승인과 매출 확정 과정에서의 전표 정리 및 매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이다. 소액 결제가 많은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고 결제 금액이 큰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이는 방식으로 수수료 체계를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밴사와 카드사의 갈등이 심화됐는데, 밴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밴 수수료를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용 절감을 위해 밴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를 낮췄다. 

밴사는 해당 손실분을 결제 업무 등을 대행하는 밴 대리점에 비용을 전가했다. 밴 대리점의 수익은 카드결제 건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리점들 월마다 일정 건수 이상의 카드결제 실적을 채워야 한다는 계약을 본사와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밴 대리점이 본사와 계약한 결제 건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수수료를 감액 지급받게 된다.

최근 밴 대리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카드결제 건수가 줄어들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의 2월 1∼23일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8조 214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 1월 한 달 승인액(51조 3,364억원)보다 45% 감소했다. 지난달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도 40조 7466억원으로 지난해 3월보다 4.1% 감소했다.

밴사도 상황이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98.2%을 차지하는 상위 밴사 13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1643억원으로 전년보다 1.0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25억원으로 65억원(3.3%)이 줄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대응할 방안으로 할부금융과 리스사업 등을 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신용카드 결제도 줄어드는 판국에 카드사의 신사업 진출로 밴사의 영향력이 작어져 고사위기에 처한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외부에서 할부금융, 리스사업 등을 카드사가 진행하면 캐피탈사와 뭐가 다르냐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수익이 줄어 사업을 다각화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간편결제 시장도 커지면서 밴사의 설자리는 더욱 줄어들텐데 관련 논의를 활발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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