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신下] 핀테크 기업에 손 내민 우리금융, 유니콘 탄생 촉매제되나
[디지털혁신下] 핀테크 기업에 손 내민 우리금융, 유니콘 탄생 촉매제되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5.22 17:11
  • 수정 2020.05.2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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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핀테크 유니콘 기업 1곳에 불과
경쟁사 부족·글로벌 투자 부진으로 더딘 성장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기조 뚜렷... 성장동력으로 각광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 "핀테크 사업 활성화에 힘쓰겠다"

[편집자주] 우리금융지주가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핀테크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급변하는 디지털 트렌드에 대응 태세를 갖췄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 변환이 예고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디지털 혁신 행보를 짚어봤다.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뒷줄 왼쪽부터 다섯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자회사 CEO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 및 블루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뒷줄 왼쪽부터 다섯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자회사 CEO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 및 블루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핀테크 기업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국내 핀테크 시장의 경우 그동안 인수·합병(M&A) 사례가 적어 스타트업이 성장할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우리금융이 적극적인 M&A로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탄생시킬지 주목된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향후 핀테크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타업종과 적극적인 디지털 협업을 추진한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를 가리킨다. 기존 모바일뱅킹 앱에서는 공인인증서와 ARS 인증 및 보안카드 입력 등을 마쳐야 송금이 가능했지만 핀테크 서비스의 발달로 지문 인식이나 비밀번호 입력 하나로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기조가 탄력을 받으면서 핀테크 기업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핀테크 기업에 대형금융사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안정 및 신뢰를 중요시하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왔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토스나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이 10~3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금융업계 종사자들의 생각도 변하는 듯 하다. 가만히 있다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20대 이하 고객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점을 중심으로 한 대면 영업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한계에 봉착한 반면, 20대 이하 고객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핀테크 서비스를 어려움 없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에 대해서도 '불편하다' '장벽이 높다'라는 인식이 팽배한 반면 핀테크 기업들은 간편한 신용조회 서비스와 쏠쏠한 적금 혜택 등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핀테크 시장의 경우 아직 미성숙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금융 산업이 보수적인 탓도 있고 금융업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핀테크 생태계가 성숙하지 못하고 경쟁 활성화가 지연되면서 관련 산업성장이 글로벌에 비해 더디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2018년 글로벌 핀테크 총투자 중 인수·합병 비중은 65%인데, 국내는 약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 회계·컨설팅 회사 KPMG가 선정한 ‘2019년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 우리나라는 2개의 기업만 이름을 올렸다. 모바일 송금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선도기업 29위에 올랐고 해외송금 기업 ‘모인’이 새로 포함됐을 뿐이다. 시장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핀테크 유니콘 기업은 수년째 비바리퍼블리카 한 곳에 그치고 있다. 

대형금융사가 핀테크 기업 인수에 뛰어들게 되면 '메기 효과(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시장에 발전을 불러오는 효과)'가 발생해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하나금융지주 합작 핀테크 기업 '핀크(Finnq)'의 경우 대형금융사와 대형통신사와의 합작 시너지를 통해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양분하던 시장에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핀크는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T high5 적금'과 오픈뱅킹 시행에 힘입어 4월 말 기준 약 285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인터넷 은행과 한쪽이 피해를 입는 '제로섬 게임'보다 '윈윈 게임'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과감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외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운영하고 있는데, 디노랩에 핀테크 기업도 참여하는 만큼 인수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직은 외부 기업과 호흡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방향성을 잡는 단계"라고 밝혔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헤게모니' 싸움에 IT 기업들도 참전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금융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라며 "올바른 경쟁 구도가 조성된다면 우리나라의 금융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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