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각나선 생명보험사, 보험준비금 쌓기 집중
부동산 매각나선 생명보험사, 보험준비금 쌓기 집중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0.06.02 12:00
  • 수정 2020.06.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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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스신용평가]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생명보험사들이 부동산, 채권 매각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새로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킥스·K-ICS)가 보험부채, 준비금 등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가치 평가가 낮고 금리하락 등 불안한 요소가 있어 업계는 갈수록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 생보 탑3, 부동산·채권 팔아 '책임준비금' 마련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1분기 부동산과 채권 매각을 통해 각각 2220억원, 173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여의도빌딩을 2700억원 수준으로 BNK자산운용에, 2018년에는 서울 대치동 대치2빌딩을 한화자산운용에 팔았다.

한화생명도 실적 개선을 위해 채권을 팔아 올 1분기 4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만회했다. 한화생명은 2018년 성남 태평동 사옥을 241억원, 2017년에는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 매각했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은 현재 재무적투자자(FI) 4곳과 투자금 회수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처럼 생명보험사 상위 3사가 부동산과 채권 매각 등에 나선 것은 책임준비금을 늘리기 위해서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 일정액을 적립시키는 돈이다. 보험사들은 이 책임준비금을 새로 도입될 IFRS17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미리 적립해둬야 한다.

IFRS17은 원가로 하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준비금 확보가 필요한데, 보험부채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쌓는 준비금이다.

이미 두 차례 연기된 IFRS17은 오는 2023년, IFRS17에 맞춰 준비한 킥스는 2022년부터 적용된다. 킥스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지금보다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행 지급여력비율(RBC)은 부동산 위험계수(가격 변동폭)를 6~9%로 보고 있지만 킥스는 이 보다 2~3배 많은 25%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준비금 부담도 그만큼 늘어난다.

신한생명 또한 올 초 부터 신사옥 신한L타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한L타워는 1990년 신한생명 창립 이후 26년만에 마련한 신사옥이지만 매입 4년만에 매각에 나섰다. 매각 가격은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 낮은 PBR·초저금리 기조로 우울한 업황…자본 확충 압력 심화

생보사들이 준비금을 쌓기 위해 자산을 하나씩 팔고 있지만 주당순자산가치(PBR)가 낮고 금리 하락으로 인한 투자이익이 감소하는 등 자금 환경이 밝지않은 상황이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1주당 몇 개로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주가를 판단할 수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PBR은 각각 0.23배, 0.09배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생명보험사의 대표적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를 보면 금융당국이 권하고 있는 150% 이상은 유지하고 있다. RBC비율은 회사가 보험계약자에게 한 번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돈이 마련됐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39.6%에서 올 1분기 324.9%로 낮아졌고 한화생명은 지난해 225.7%에서 올 1분기 235.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 3월 기준 346.1%를 기록했다.

송인정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시가기준의 준비금 등을 미리 쌓아둬야하는데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며 "준비금 할인율이 낮아져서 적립액과 평가액의 차이가 커지게 돼 준비금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영구채 발행 등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역마진을 감수해야 한다"라며 "자본 확충 압력은 포트폴리오를 더 위험적으로 변화시킬 여지가 있다"고 보탰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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