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규제 여파로 이 자금이 증시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거래 대금이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거래 대금을 넘어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누적 거래대금은 약 229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누적 기준 거래대금 2287조6000억원을 0.3%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올해 증시 거래대금은 단 6개월여 만에 작년 한 해 거래대금을 돌파했다.
이런 추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거래대금은 2000년대 들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간 거래대금 최대 기록은 2018년의 2799조7000억원이다.
이처럼 개인 거래대금이 급증한 것은 최근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등의 여파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외국인과 기관이 줄기차게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와중에도 '사자'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맞서 국내 지수를 지탱하는 개미의 투자자들의 투자 움직임을 보고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개미들의 코스피·코스닥 합산 누적 순매수 금액은 39조3220억원으로 40조원에 육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모처럼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증시의 기초 체력 자체가 탄탄해졌다는 호평이 나온다.
과거 주식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움직임에만 의존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외국인·기관과 함께 투자 주체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수급 동력이 한층 더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며 "장기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배당성향 및 시장 투명성 개선, 주주가치 제고 등의 요소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숙제로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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