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찍힌 검사들' 집결지 수원지검
[WIKI 프리즘] '찍힌 검사들' 집결지 수원지검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8-27 20:43:59
  • 최종수정 2020.08.27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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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권 용산참사·PD수첩 강수산나
조국 일가 김상민, 유재수 무마 이정섭
박주민 폭로 '김재원 청탁검사' 권성희
검언유착? 김형원, 이철 불러낸 박성훈

27일 법무부가 발표한 고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건 수원지검이다. 수원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서울 소재 지방검찰청을 뜻하는 '재경지검'은 아니지만 다음 근무 희망지로 꼽히는 수도권 지방검찰청이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부부장검사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35기 사이에선 중앙지검 대신 제1지망지로 꼽힌 곳이기도 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며 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 이성윤 검사장과 근무연으로 묶이는 낙인(烙印) 효과를 피하기 위한 기현상이다.

그런데 정작 인사안을 열어보니 수원지검은 신(新) 유배지나 다름 없다. 수원지검으로 우선 발령을 보내놓고 재차 다른 기관으로 파견되는 검사 중엔 이른바 '찍힌 검사들'이 많았다. 

강수산나 검사. [사진=연합뉴스]
강수산나 검사. [사진=연합뉴스]

수원지검 인권감독관으론 30기 강수산나 부장검사가 배치된다. 이미 한직인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교수로 있는 강 부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잘나간 공안검사다. 2009년 중앙지검에 재직하면서 용산참사 사건과 PD수첩 사건을 수사했고, 이듬해엔 주요20개국(G20) 포스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풍자한 이른바 '쥐 그림'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다. 표현과 언론의 자유와 맞선 모양새였던 그에게 수사권 없는 인권감독관 자리는 '묵은 공안 때를 씻어내라'는 신호로 읽힌다. 

수원지검 발령난 검사 중엔 '조국 수사'로 찍힌 검사들이 보인다. 이 곳 형사3부장에는 31기 이정섭 형사6부장이 온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친노(親盧)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상대로 비리조사에 나선 청와대 특별감찰반 감찰을 중단케 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수원지검 신임 부부장 14명 중 한 명으로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으로 파견되는 35기 김상민 중앙지검 검사는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참여했다. 김 검사는 지난해 8월 중앙지검 특수3부 소속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린 특수2부에 '웅동학원 압수수색조'에 충원된 인물이다. 그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조 전 장관 부친 70년 지기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에게 참고인 조사를 직접 타진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 확대로 해석되는 특수3부 압수수색은 특수2부로 사건이 재배당된 지 이틀 만이어서 수사 초반 윤석열 검찰총장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평이 나왔다.

여권에 밉보인 검사도 신임 수원지검 부부장으로 왔다. 이곳 소속으로 법무부 형사기획과 특정경제범죄사범관리팀장으로 파견 나가는 34기 권성희 중앙지검 부부장은 여당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출마한 박주민 의원에게 실명을 공개당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박 의원은 검사 출신 김재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음주운전으로 입건됐지만 사건 담당검사에게 전화해 벌금형으로 종결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해당 검사가 권 부부장임을 폭로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찍힌 검사만 둘이다. 36기 김형원 부부장은 수사팀에 있으면서 팀장 격인 정진웅 중앙지검 형사1부장 수사 방식에 항의한 인물이다. 김 부부장은 정 부장이 이 사건 피의자 한동훈 검사장에 물리력을 행사하자 다음 날 출근하지 않았다. 정 부장은 지난달 29일 휴대전화 유심(USIM)을 압수수색하겠다며 한 검사장을 제압하다 피의자 폭행을 뜻하는 독직폭행을 한 혐의로 전날 입건됐지만 이날 인사에서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김 부부장은 변호사 징계 업무를 맡는 법조윤리협의회로 파견된다. 

부장검사인데도 보직은 부부장으로 특이하게 발령 난 31기 박성훈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은 검언유착 수사 배경이 된 신라젠 사건 수사와 관련 있는 인물이다. 박 부장 현재 소속 금융조사2부는 검언유착 사건에서 구도상 피해자가 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지난 3월 피의자로 소환한 곳이다. 당시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에선 신라젠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이 전 대표는 금융조사2부가 자신을 별건수사로 압박하기 위해 출정 형식으로 불러냈다고 주장한다. 출정이란 수감 중인 피고인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에 출석하는 걸 말한다. 박 부장은 파견직 금융부실책임조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다음 달 3일 자로 단행된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aftershock@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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