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개월 만에 해외 현장경영을 재개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약 일주일 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거쳐 스위스 등 유럽의 기업인들을 만나 비지니스 미팅을 가지고, 반도체 및 5G 통신 장비 등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는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스위스에는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있는 만큼 유럽 일대 글로벌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만나 사업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5G 시장 초기 단계인 유럽에서 5G 장비 관련 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관련 통신 기업 인사와도 만나 협력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해외 출장은 지난 1월 브라질,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은 세 번째로, 5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평소 이 부회장은 자주 해외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 만남을 가지거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해외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내 위주로 현장 경영을 펼쳤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근 기업인 입국 절차 간소화(패스트트랙)가 시행된 일본이나 베트남, 혹은 일찍이 패스트트랙이 적용돼 출장을 다녀온 중국 등 아시아권을 유력한 출장지로 예상했지만 이 부회장은 이에 앞서 유럽행을 선택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외국 정부 최고위층을 비롯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등과 꾸준히 교류하며 1년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출장이 중단된 것”이라며 “자가격리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기업인 신속통로가 개설된 곳을 중심으로 조만간 해외 현장 경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편 향후 해외 출장은 이 부회장의 재판 일정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달 22일과 26일 각각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잡혀 있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달 열리는 2건의 재판에는 이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는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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