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좋아실업 '가족 입찰' 의혹…신희영號 대한적십자사, 허술한 업무처리 도마
소요산·좋아실업 '가족 입찰' 의혹…신희영號 대한적십자사, 허술한 업무처리 도마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10.16 16:28
  • 수정 2020.10.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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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실업, 5년간 30억 원 사업비 독식
"가족기업 경쟁사로 앞세워 입찰한 듯"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 사진=서울대병원]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 사진=서울대병원]

경기도 동두천시에 위치한 조미료 제조업체 소요산실업과 금속 가공 제품 제조업체인 좋아실업 두 곳만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대한적십자사 헌혈유공장 사업에 응찰한 가운데, 두 회사가 사실상 가족 기업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통해 해당 회사는 5년간 30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독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희영 회장이 이끄는 대한적십자사는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내부 기강과 업무 태만에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헌혈을 30회 이상 할 경우 헌혈자는 헌혈유공장 훈장을 받는다. 이를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훈장을 납품할 기업을 경쟁입찰방식으로 선정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근 5년 간 좋아실업이 납품을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17년부턴 좋아실업과 소요산실업 두 곳만 응찰했는데, 두 기업이 가족 기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먼저 올해 3월 입찰에선 경쟁사가 얼마를 썼는지 미리 정보를 파악한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18년엔 좋아실업이 4억3800만 원으로 입찰한 뒤 10분 뒤 소요산실업이 4억4000만 원으로 입찰해 패했다. 2019년에도 마찬가지로 좋아실업이 4억2800만 원을 입찰했고, 10여 분 뒤 소요산실업이 4억2900만 원으로 100만 원을 더 높은 금액을 기입해 패했다. 다른 경쟁사의 진입 등을 피하기 위해 두 회사가 협력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헌혈유공장 사업에 뛰어든 소요산실업 사무실 / 사진=네이버]
[헌혈유공장 사업에 뛰어든 소요산실업 사무실 / 사진=네이버]

아울러 두 회사는 불과 30m가량 떨어진 건물에 나란히 붙어 있었다. 특히 소요산실업 사무실 외부에는 "김주숙 박사가 정성들여 만들고, 깨끗한 자연이 숙성시킨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업과는 무관한 장류를 소개하는 다소 황당한 플랭카드가 붙어있다. 확인 결과 소요산실업은 장류 제조 신고 2년 만에 훈장 제조업을 추가했다. 또 공장 주소는 좋아실업의 본사 주소와 동일했다.

양사의 임원 이름이 동일한 점도 수상하다. 좋아실업 임원은 사내이사 박 모씨(59년생), 전 감사 박 모씨(87년생), 전 사내이사 김 모씨(62년생)으로 파악됐다. 소요산실업 역시 전 사내이사 박 모씨(59년생), 사내이사 박 모씨(87년생), 전 사내이사 김 모씨(62년생)으로 같았다. 좋아실업 전현직 임원 중 단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이 모두 소요산실업 전현직 임원에 등재된 것이다. 현 좋아실업 대표는 박재홍, 소요산실업 대표는 정영애다.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님에도 대한적십자사는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적십자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법률 자문을 준비중에 있다"며 "담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법적 손해배상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과거에도 근무태만 등으로 매년 수십억 원의 혈세가 새어나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신희영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대한적십자사의 태도가 별반 달라진 것 없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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