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속 글로벌 보폭 넓히는 이재용
사법리스크 속 글로벌 보폭 넓히는 이재용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0.19 18:40
  • 수정 2020.10.20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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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장 귀국 닷새만 베트남 출국
이달 말 2건 재판 앞두고 해외 행보 강행군
"재판 시작되면 사실상 정상경영 난항 우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9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말 두 건의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출장에서 귀국한 지 닷새 만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해외 현장 강행군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갈수록 악화되는 대내외 여건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를 통해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단독 면담을 가지는 한편 현지 공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6박 7일 간의 유럽 출장에서 스위스, 네덜란드을 방문해 반도체 EUV(노광) 장비 업체 AMSL 경영진과 만나 장비 반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잇따른 글로벌 행보는 이달 22일과 26일 각각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의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재계에서는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위기감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비롯한 내년 사업 계획 등 각종 주요 사안들이 논의돼야 하는 시기와 두 건의 재판 일정이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기 전 경영 활동에 고삐를 죈다는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교환하고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부회장도 공판준비기일엔 출석하지 않는다. 

다만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수시로 법원을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재판 출석 외에 재판 준비를 위해 들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재판 시작 이후 이 부회장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은 어렵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지난 2016년 이 부회장의 소환 조사를 시작으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4년 동안 이 부회장은 10번의 소환 조사, 3번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특검의 기소 이후 재판만 80차례 열렸고,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만 70차례에 달한다. 

내년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최종 선고로 마무리된다 해도 이제 막 시작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는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삼성 임원 총 11명이 기소된 것과 20만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수사기록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재판은 최소 3년에서 최장 5년 이상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라는 유례없는 위기와 더불어 갈수록 치열해지는 사업 환경 속 신기술 개발, 새로운 투자 방안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만 고민하면 되는 경쟁사와 달리 삼성은 이런 기본적인 노력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격차는 없지만 IT·전자업계는 10년 후를 내다봐야 하는 특성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 삼성을 둘러싼 환경에선 미래를 준비하기는 커녕 당장 총수 공백부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재판이 시작되면 정상적인 경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 부회장이 유럽과 베트남으로 연이어 출장을 가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는 것도 4년 간 국정농단 재판이 진행되면서 빚어진 경영 차질을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재판에 앞서 최대한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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