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한 지 10일이 지났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코로나19가 안전해졌다는 사인으로 오판하거나 방역수칙 준수를 소홀히 해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명 늘어 누적 2만5천543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5일(110명) 이후 일주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 121명 가운데 지역발생이 104명, 해외유입이 17명이다.
최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재활병원 등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1일부터 일별 확진자 수를 보면 77명→63명→75명→64명→73명→75명→114명→69명→54명→72명→58명→98명→91명→84명→110명→47명→73명→91명→76명→58명→91명→121명 등으로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특히 재활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 광주 SRC재활병원에서는 며칠 전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집단 감염이 이어졌고, 콜센터 형태의 업무를 하는 회사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의 'CJ텔레닉스' 사무실에서도 지난 15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수십 명의 인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뒤 처음 맞은 지난 주말에도 첫날의 확진 환자가 다시 100명에 육박한 만큼 방역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중대본은 "감염 재생산지수가 1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역 발생 환자 수의 감소세가 정체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수도권이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간 방역 관리 상황을 비교해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완화한 시점을 전후한 최근 일주일(10.11∼10.17) 지역발생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6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주일(61.4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49.3명에서 44명으로 일평균 확진자 발생이 감소했으나 비수도권에서는 12.1명에서 22.1명으로 되려 10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집단감염의 발생 수는 줄고 있으나 요양병원, 재활병원 등 고위험군이 많은 취약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경계심을 풀면 언제, 어디서든 감염 확산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의 확산세가 아직 잦아들지 않는 것에 대해 "거리두기 단계를 내리기 전까지 확진자의 60% 내지 70%가 수도권이었는데 아직 그 '꼬리'가 남아있다고 본다"며 "감염이 발생한 지역, 시설 자체 수는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역 관리망 내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사례를 보면 그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방역적 차원에서 보면 클러스터(집단) 자체 수는 줄어들고 있기에 방역 관리가 조금 용이해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1차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그는 "백신 혹은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며 세계적으로도 유행이 더욱 확산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를 적절히 통제하는 가운데 일상생활과 사회·경제적 활동을 조화시키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리두기 1단계로의 조정은 코로나19의 위험이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시 코로나19와 우리의 일상을 조화시키는 노력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며 국민들의 방역 협조를 바랐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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