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초일류' 삼성 이끈 장본인…사람·기술 우선
[이건희 별세] '초일류' 삼성 이끈 장본인…사람·기술 우선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10.25 11:31
  • 수정 2020.10.2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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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 참관한 모습. [사진=정예린 기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 참관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78세.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전 사망했다.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지 6년 만이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년 사진. [사진=정예린 기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년 사진.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폰…글로벌 삼성으로의 도약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아들로 1942년 대구 출생인 고인은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한 뒤 1979년 삼성그룹 부회장에 부임했다. 1987년 고 이병철 창업주이 별세한 뒤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고, 2014년까지 약 27년 동안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회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초일류’ 기업 기틀을 만드는 한편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삼성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취임 당시 10조원에 불과했던 매출은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영업이익은 2000억원 수준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이 회장이 주도해 온 반도체, 스마트폰 등 현재 삼성의 대표 사업이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사업을 시작한 이래 스마트폰, TV, 모니터, D램, 낸드플래시 등 수많은 세계 1등 품목도 만들어냈다.

사업 성장 외에도 이 회장은 삼성에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 [사진=삼성전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지금의 삼성 만든 '신경영'…"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이 회장은 1993년 ‘삼성 신경영’을 선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했다. 

2020년 브랜드 가치는 623억 달러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5년 구미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05년 구미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사람이 우선'…학력 차별 폐지 등 능력 위주 인사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었다.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 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드러나 있다.

이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고, 삼성은 이를 받아들여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했음. 삼성은 이때부터 연공 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아울러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으며, 삼성의 임직원들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를 도입해 5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다.

인재제일의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데도 힘썼다.

인재 육성과 함께 고인은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함으로써 기업과 사회의 기술적 저변을 확대했다.

사업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런 점유율의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있었다. 또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2년 바우만 스위스 IOC위원 면담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2년 바우만 스위스 IOC위원 면담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 일찍이 기업 사회적 책임 강조

고인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하여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1997년부터 올림픽 TOP 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세계의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탰음

특히 고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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